[좌장] 이흥범 / 전북대병원
[좌장] 임성철 / 전남대병원
급성 기관지염은 가장 흔한 호흡기 질환으로 기침과 가래가 주된 증상이다. 급성 기관지염의 증상 완화와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처방돼 항생제의 내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는 항박테리아, 항바이러스 작용이 있어 상당히 유용한 약제이며 객담용해 작용으로 기침 완화 효과가 뛰어나고 면역증강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어 호흡기 질환에 적극적으로 투여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의 주요 임상 연구들을 살펴보고, 호흡기 질환의 치료를 위한 최적의 적용 방안을 논의한다. <편집자주>
Opening: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Pelargonium sidoides) 제제는 생약 추출물로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항박테리아(antibacterial), 항바이러스(antivirus) 작용이 함께 있는 효과적인 진해거담제이다. 약제의 허가 적응증은 급성기관지염이며 약 10,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30여 편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 결과를 보유해 약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이미 입증됐다.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가 지닌 유용성을 살펴보고 실제 임상에서 어떤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

윤성호 / 조선대병원


급성 기관지염의 병인과 감별진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5년도 진료비 심사실적 통계’에 따르면 외래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질병을 급성 기관지염(acute bronchitis)으로 보고했다(1,499만명). 급성 기관지염은 상기도 감염으로 인한 염증 질환으로 5일 이상(1~3주일) 지속적인 기침 증상이 있고 가래를 동반한다. 임상에서 급성 기관지염 환자들의 60~90%는 항생제(antibiotics)를 투여 받고, 이 중 75%는 상기도 감염에 대한 치료이다. ACP/CD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에서 항생제는 백일해(pertussis)인 경우에만 처방하도록 제한한다. 이로 인해 항생제 사용률은 10년 동안 75%에서 60%로 감소했지만 광범위(broad spectrum) 항생제의 사용률은 20%에서 60%로 오히려 증가됐다. JAMA에 실린 한 연구에 의하면 급성 기관지염 환자들의 63%가 항생제를 처방 받았고, 그 중 34%는 quinolone계, 2세대 또는 3세대 cephalosporin계, macroride계 등의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했다(JAMA 2003;289(6):719-725). 급성 기관지염의 유발원인은 대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고 influenza A 또는 B, parainfluenza, coronavirus, rhinovirus 등이 있다. 박테리아성 감염은 드물지만 주로 폐렴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인 S. pneumoniae, H. influenzae, S. aureus, M. catarrhalis에 의해 발생되기도 한다. 급성 기관지염과 폐렴은 임상에서 항생제의 사용을 위해 구별해야 한다. 첫째, 열이 있는 경우는 폐렴이나 독감과 같은 감염 질환으로 진단하며, 둘째, 급성 기관지염은 폐렴보다 전신증상(systemic symptom)이 적고 급성 기관지염 환자들의 절반 정도에서 화농성 객담이 관찰된다. 급성 기관지염은 검사에서 천명(wheezing)이 나타날 수 있으며, 기관지경련, 기관지 과민반응도 동반되며 FEV1(40%)가 감소되지만 5~6주 후에는 회복된다. 폐실질의 경화(parenchymal consolidation)와 관련된 증상(타진법 시에 탁음, 호흡음 감소, 청진법 시 나음 등)이 있거나 흉부 X-ray상 흉수(pleural effusion), 호중구증가증(neutrophilia) 등이 있는 경우는 폐의 감염 질환을 고려한다. 그러므로 급성 기관지염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맥박 100회/min 이상, 호흡수 24회/min, 열(체온 38도 이상)이 있는 등의 비정상적인 활력징후(vital sign)가 있거나 청진법 상 나음(rales)이 들리면 X-ray 검사해 폐렴을 배제한다. 75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특징적인 폐렴 증상이 관찰되기 어렵기 때문에 빈호흡(tachypnea), 산소포화도의 감소, 의식저하가 있는 경우 폐렴의 가능성을 X-ray 검사를 통해 알아본다. 또한 급성 기관지염과 폐렴을 구분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세균 감염에 특이적인 표지자인 procalcitonin을 이용한 검사법이 있다. 1차 의료기관에서 상기도 감염, 기관지염의 증상이 있는 경우 procalcitonin 0.25mcg/L 미만이면 항생제를 투여하지 말고 대증요법을 하고, procalcitonin 0.25mcg/L 이상이면 세균 감염으로 진단해 항생제를 투여하며, procalcitonin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다면 항생제 투여를 지속한다(CHEST 2012; 141(4):1063?1073).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의 지역사회획득성폐렴(CAP; community acquired pneumonia) 환자에서도 procalcitonin 0.25mcg/L 이상이면 세균 감염으로 간주해 항생제를 투여하고, procalcitonin 0.25mcg/L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유지하며 procalcitonin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다면 예후가 좋지 않다.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 및 항생제의 필요성에 대한 임상 연구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약제는 증상 완화를 위해 codeine, dextromethorphan과 같은 진해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를 사용한다. 급성 기관지염 환자들에게 β2 효능제(agonist)를 통상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다.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급성 기관지염 환자들의 기침 완화 정도를 비교한 결과, 항생제 투약 군이 위약 군보다 다소 개선되는 양상이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상적 이익성은 없었다. 또한 65세 이상 고령에서 급성 기관지염을 포함한 상기도 감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생제를 투여한 결과, 폐렴 등의 호흡기 합병증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항생제 처방 군: 0.3315, 미처방 군: 0.5367).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급성 기관지염 환자들에게 항생제 처방은 가급적이면 권고되지 않는다. 2013 CDC 가이드라인에서도 항생제 사용에 따른 내성의 문제를 우려해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에서 항생제의 사용은 제한하고 있다. 한 연구에서 급성 기관지염 진단 시 항생제를 즉각 투여한 군과 증상 악화가 있을 시에 지연 처방한 군 사이에 임상 결과를 환자의 만족도를 중심으로 평가했다. 항생제를 즉각 처방한 군보다 상태를 지켜보다가 재방문 시에 항생제를 지연 처방한 군의 환자 만족도가 더 높았으며, 항생제를 아예 처방하지 않은 환자 군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따라서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에서 항생제는 가급적 처방하지 않는 것이 추천되며, 증상 개선이 없는 재방문 환자에 한해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의 유용성 및 임상 연구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Pelargonium sidoides) 제제는 식물 뿌리에서 추출한 생약제제로 항바이러스, 항박테리아의 항균작용, 진해거담 등의 효능으로 급성 기관지염에 우수한 치료 효과를 가진 약제이다. 상기도 감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를 투여한 결과,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당히 기침이 완화됐고(p<0.00001), 급성 기관지염 환자들에서의 유효성을 입증했다(그림). COPD 환자에서 급성악화(acute exacerbation)는 대개 상기도 감염과 관련되므로 항바이러스, 항박테리아, 점액용해 작용이 있는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투여 결과, 위약 대비 급성악화의 발생률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보고됐다(Respiratory Medicine(2013)107,691e701). 특히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는 경미한 급성악화보다 중등도의 급성악화 발생률을 줄이는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증상 개선 및 회복 속도도 더 빨랐다. 또한 COPD 환자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인 SGRQ(St George’s Respiratory Questionnair) 수치는 위약 군보다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투여 군에서 호전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는 위약과 비교해 비(nasal) 증상(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43%, 위약 74%), 기침(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56%, 위약 90%), 천식 발작(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20%, 위약 48%)의 증상을 개선 및 완화시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p<0.05)(Phytomedicine 20 (2013) 148~150).

[그림] 상기도 감염 환자에서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의 기침 완화 효과
결론
급성 기관지염은 대개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며 항생제를 남용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급성 기관지염 진단 시에 열이 있는 등 비정상적 활력징후가 있는 경우 폐렴과의 감별진단을 위해 흉부 X-ray 검사가 필요하다. 급성 기관지염에서 원인이 바이러스성 감염인 경우는 특히 procalcitonin 수치가 높지 않으므로 항생제의 처방은 추천되지 않고 환자의 증상을 고려해 투여한다. 급성 기관지염 환자에서 경험적 항생요법(empiric antibiotic therapy)은 가급적 추천되지 않고, 증상 완화를 위해 NSAID, aspirin, acetaminophen 등의 투여를 권고한다. 또한 급성 기관지염에 적응증이 있는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는 항박테리아, 항바이러스 작용까지 있는 진해거담제로서 효과뿐 아니라 생약제제로서 안전성까지 갖춘 호흡기 질환의 치료제로 기대 유망한 약제이다.
Discussion

[패널]

박찬우 광주기독병원
신홍준 전남대병원
양재범 은병원

좌장(임성철): 강의 관련해 질문 및 토론 부탁 드린다.
신홍준: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가 비(nasal)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은 어떤 메커니즘 때문인지?
윤성호: 천식 환자에서 증상 개선 측면에 관한 내용이었고, 특별한 메커니즘의 언급은 없었다.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용량 의존적으로 바이러스의 복제과정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 작용이 보고됐다.
박찬우: 흉부 X-ray 상으로 급성 기관지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윤성호: 급성 기관지염 환자에서 대부분은 흉부 X-ray가 정상이며, 폐의 아래엽의 기관지 벽이 두꺼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정도이다.
좌장(이흥범): COPD나 천식 환자에서 급성악화가 발생될 때는 바이러스가 대개 주 원인이며, 상피세포선(epithelial cell line)에 상처를 주어 쉽게 바이러스가 부착 가능하도록 한다.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의 항바이러스 또는 항박테리아의 작용기전이 궁금하다.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가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것인지? 또는 점막층(mucosal layer)이나 상피세포선의 보호 효과에 의한 메커니즘인지?
윤성호: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부착(adhesion)하는 단계부터 차단해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좌장(임성철): 동물실험에서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가 박테리아를 죽이는 작용에 대해 데이터화한 연구 결과가 있다.
윤성호: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를 복용하면 기관지 점막의 보호효과가 있으므로 의미가 있는 연구가 될 것 같다.
좌장(이흥범): 개인적인 견해로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부착되는 시작 단계를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가 저해한다면 바이러스가 숙주세포로 침입되는 자체를 막으므로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 차이가 분명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입증된다면 ‘급성’의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COPD 환자에서 염증이 없을지라도 급성악화 발생을 예방하는 목적으로도 투여 가능하다.
윤성호: 앞의 자료에서 보듯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는 경증보다는 중등도의 COPD 환자에서 증상 개선 효과가 훨씬 더 우수했다. 또한 COPD 환자에서 급성악화의 예방 또는 급성악화의 발생을 지연시키는데 효과가 있음을 나타내는 자료도 있었다.
좌장(이흥범): Procalcitonin 수치는 바이러스에 의해서는 변화가 없고 박테리아 감염에만 특이적으로 증가된다. 따라서 병인이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임을 확인할 때 또는 항생제의 효과(procalcitonin 수치 감소)를 평가해 항생제의 변경 여부를 결정 시 procalcitonin 검사법을 많이 이용한다. 보험급여의 삭감 문제는 없는지?
윤성호: Procalcitonin 수치를 처음 검사 시에는 보험급여가 적용되며, procalcitonin이 상승돼 있으면 사유를 적고 감소 양상을 추적 관찰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으나, procalcitonin 수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검사하는 것은 삭감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박찬우: 검사 비용도 상당한 수준이다.
윤성호: COPD 환자에서 박테리아의 감염 여부를 확인해 항생제의 사용 여부를 결정할 때도 procalcitonin 수치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신홍준: 3차 병원 외래로 내원한 급성 기관지염 환자들은 이미 여러 약제를 투여 받은 상태라 어쩔 수 없이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게 된다.
양재범: 1, 2차 병원에서도 급성 기관지염의 치료를 위해 기본적으로 항생제를 많이 사용한다.
박찬우: 항생제를 투여 받지 않은 군에서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했는데, 증상의 빠른 호전이 없음에도 과연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좌장(임성철): 항생제를 투여 받지 않은 환자들은 급성 기관지염의 증상이 매우 경미했을 것이다.
좌장(이흥범): 외국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국내와는 분위기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환자 본인 뿐 아니라 보호자까지도 빠른 회복을 위해 항생제 처방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윤성호: 급성 기관지염 환자가 병원을 첫 방문 시에 무조건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다른 병원을 포함해 두 번째 이상으로 내원한 경우에는 항생제 지연 처방의 개념으로 항생제를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좌장(임성철):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는 급성 기관지염의 질병코드로 처방해 사용하는지?
박찬우: 상기도 질환으로 처방하면 진해거담제를 2종까지 밖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관지염으로 처방하는 것 같다.
윤성호: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의 적응증은 급성 기관지염으로 돼 있으나 기침, 가래를 언급해 J40(급성인지 만성인지 명시되지 않은 기관지염)의 질병코드로 보통 처방한다. 또한 기관지확장증(bronchiectasis) 환자에서도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가 증상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장기적인 투여에도 효과적이므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좌장(이흥범):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 제제가 기침을 완화시키는 것은 기침 중추를 직접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점액용해(mucolytic) 작용 때문에 2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호흡기 질환의 치료에 효과적이면서도 부작용이 없는 유망한 생약제제에 대해 좋은 말씀 감사하고 추후에 새로운 임상 내용을 나눌 기회를 기대하며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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