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구주제약 골관절염 통증치료제 ‘아피톡신’ 개발자 김문호 박사

[청년의사 신문 이정수] 식물이나 동물 등 천연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개발된 ‘천연물신약’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지만, 대개의 신약들이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고 작용기전이 명확하지 않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단점들은 천연물신약이 임상에서 적용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구주제약이 개발한 골관절염 통증개선제 ‘아피톡신’(성분명 건조밀봉독)은 천연물신약으로서의 단점, 특히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다. 2013년 4월 미FDA로부터 아피톡신에 대한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은 후 지난 2년간 임상시험을 진행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피톡신의 개발자로서 이번 임상시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문호 박사(사진)를 만나 이번 임상의 결과와 의미에 대해서 짚어봤다.


Q. 미국에서의 임상시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미국 FDA에서 승인된 연구는 골관절염의 중중 통증을 나타내는 환자 333명을 대상으로 20개 대학에서 진행되는 무작위,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이다. 500~800명 정도의 환자에 대한 스크리닝을 통해 적합한 333명의 환자를 선정했다. 지난해 12월말까지 약 68% 환자들의 연구가 완료됐고, 나머지 환자는 늦어도 올해 11월 전에 끝낼 예정이다.

Q. 예상되는 결과와 이번 임상의 의미는?

아피톡신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사용돼오면서 아주 심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은 약이다. 이번 임상시험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2006년 미 FDA에 (아피톡신) 관련 자료가 등록이 된 후 꾸준히 업데이트도 해왔다. 앞서 말했듯 미 FDA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고, 미 FDA의 조언에 따라 절차를 진행해 오고 있는 만큼 큰 문제만 없다면 허가 부분에서도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FDA에서 임상시험을 승인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신약허가를 받으면 한국계 회사가 한국 인력과 순수한 한국 자본으로 FDA로부터 허가받은 첫 번째 바이오의약품으로 역사를 쓸 것이다. 허가가 이뤄진다면 골관절염의 통증 치료를 위한 바이오의약품 신약으로 분류된다. 또 이번 임상시험은 의약품으로서 아피톡신의 효과를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것인 만큼, 국내에서도 (의료진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국내에서 천연물신약으로 분류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에서 아피톡신이 허가될 당시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립되지 않았었고, 안전보건연구원만 있었다. 합성화학물이 아니어서 약으로는 허가할 수 없었고,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법령도 없었다. 이 제제를 계기로 천약물신약법이 만들어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반면 미국은 신약 등재과정이 국내와 다르다. 줄기세포, 백신, 독, 혈액제제, 유전자 등은 Biologic division을 통해 등재된다. 현재 FDA에 아피톡신에 관련해 1만2,000여장에 달하는 자료가 제출돼있다. 아피톡신은 철저하게 과학적인 규명에 의해서 입증된 치료제로, 단순한 기능성식품 등과는 개념이 다르다.

Q. 국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렇다. 국내에서도 바이오의약품 관련 부서가 갖춰지고 국제대규모동물연구소 등이 설립되기 위해서 국가적인 법규체계부터가 바뀌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50년 전부터 (바이오의약품과 관련된) 부서가 있다. 관련 부서를 만들어서 전문가를 확보하고 관련 규정을 정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정비되거나 마련돼 있지 않다. 법규체계가 갖춰져야만 예산과 인력 확보가 가능해지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인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고 본다. 앞으로 정부가 조금 더 (바이오의약품 신약개발과 관련해)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Q. 이번 연구에서 확인코자 하는 아피톡신의 구체적인 효과는?

보통 소염진통제라고 하면 두통이나 생리통 외에도 넓은 범위의 통증에서 사용된다. 이번 임상시험은 난치성 골관절염으로 인한 중증 통증을 나타내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인대, 힘줄, 근막 등으로 오는 염증으로 인한 통증도 치료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아피톡신은 상당히 광범위한 범위에서 염증으로 인한 통증에 쓰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염진통제가 쓰이는 범위보다는 주로 중증 통증에 중점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특히 이번 임상연구에서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효과까지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에서는 다발성경화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도 있었다.

Q.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효과는 어떠했나?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온 환자가 실제로 있다는 점에서 보면 완치까지도 가능하다고 보지만, 의사로서 쉽게 결론내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또 아피톡신의 치료효과가 자가면역질환 환자 모두에게 동등하게 유효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간의 치료로는 효과를 얻지 못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서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인터페론이나 항암제보다는 월등히 낫다고 할 수 있다. 환자가 추구하는 치료목적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겠지만, 일상생활을 목표로 한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추가 연구계획은?

현재 미 FDA로부터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상황이다. 그간 오프라벨 방식으로 사용됐지만, 정식 허가와 함께 보험적용을 받으려면 임상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이다. 다만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진행된 것으로, 향후 아피톡신에 대한 아웃라이센싱 이후에 대형 글로벌 제약사를 통해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Q. 봉침치료와는 어떻게 다른가?

생벌을 가지고 치료하는 민간요법은 과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벌은 나이, 계절, 환경에 따라 양도 질도 다르기 때문에 독의 투여량을 가늠키도 어렵다. 침은 바이러스 등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또 앞서 면역반응 때문에 용액 비중을 조절한다고 했는데, 그만큼 치료 과정에서 용량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의사들이 시행하는 봉침치료는 엉터리다. 유명한 한방병원에 입원해 봉침치료를 여러 번 받았던 환자 사례를 보기도 했는데, 자체적으로 엄청 희석해서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은 하겠지만 제대로 된 치료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엄밀히 말해 (봉독 관련해) 합법적으로 허가된 것은 아피톡신 하나다.

Q. 아피톡신의 작용기전에 대해 밝혀진 것은?

봉독의 성분이 T세포와 B세포의 생산에 관여해 환자의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기전은 여러 논문을 통해서 알려져 있다. 봉독의 작용기전에 대한 논문은 상당히 많은데, 그만큼 아피톡신의 기전은 상당히 복잡하다. 소염진통에 사용되는 COX-2억제제보다도 상위기전에서 작용하기도 하고, 그 외 여러 부분에서 동시에 작용한다. 이 때문에 아피톡신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의약품으로서 화학합성물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사용범위가 다발성경화증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나?

당연하다. 미국에서 최근 발표된 논문에선 조류독감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또 근래에는 항암효과에 나온 논문이 30여편이 되는데, 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외에 봉독이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에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는 논문도 다수 발표돼있다. 봉독으로 치료받을 경우 대조군보다 방사선 방위효과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 골관절염 때문에 아피톡신을 치료받는 환자는 10%도 안 될 것으로 본다. 치료 과정이 다소 힘들기 때문에 중증의 골관절염, 자가면역질환,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임상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봉독은 장기간 사용돼오면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적응증 확대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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