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한의사 5000여명 집결…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등에 대해 투표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지난 8일 일요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는 전국 각지에서 5,000여명의 한의사들이 모였다. 첩약 급여화 시범 사업 참여 여부 등에 대해 직접투표로 결정하기 위해서다.


최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두고 내부 갈등이 지속되자, 대한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전체 한의사 회원들에게 의견을 물어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사원총회(전회원 총회)’를 개최했다.

한의계 역사상 처음 개최된 사원총회에는 한의협 전체 2만여명의 회원 중 직접 참석한 5,000여명과 위임장을 통해 의견을 전달한 회원까지 총 1만2,826명이 참여했다.

이날 총회에선 ▲비의료인과 함께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반대 ▲7월 14일 임시대의원총회 책임자 문책 ▲임시대의원총회 책임자 문책 후속조치 ▲회비인하와 보수교육 개선 ▲정관 개정에 관한 건 ▲정관시행세칙·규칙 정비 등의 안건에 대해 투표가 진행됐다.

사원총회 개회사에서 김필건 회장은 “한의계는 위기에 처해있다. 한의사로서의 자긍심이 무너지는 상황을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의계 사상 처음으로 사원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원총회는 한의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동시에 한의학의 현대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제도적 규제의 틀을 깨는 역사적 출발점”이라며 “한의사 회원들의 자긍심과 권리를 지키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한의사 전 회원의 결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원총회에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다수 참여해 한의약단독법 제정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등 한의사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

한의약단독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은 “한의약법이 발의되고 의사들로부터 정신병자, 병신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들었다. 페이스북이 다운될 정도로 공격 받기도 했다”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힘 있는 자가 힘을 과시하고 공격하는 힘의 논리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차별 받지 않고 당당히 이겨낼 수 있게끔 한의사들의 의지가 필요하다. 현 집행부와 힘을 합쳐 열심히 하면 이뤄질 것”이라며 “한의약단독법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한의사 모두가 자멸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한의약 육성법은 지난 2003년 민주당이 국민건강 증진과 한의약 토대를 마련하고자 노력 끝에 재정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엉망으로 망쳐 놨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의사를 길거리로 내몰았던 천연물신약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앞으로도 한의계가 직면한 위기를 좌시하지 않고 한방진료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국공립 한방 의료기관 설립 및 한방 진료과 확대, 도시보건소 한의사 배치와 진료 지휘권 확대 등 한의약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원총회에는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오제세 위원장, 양승조 의원, 박민수 의원, 김성주 의원과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 김현숙 의원, 이언주 의원, 신경림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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