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분석학회 유범희 회장 "국제기준에 맞는 전문가만 인정해야"


▲ 한국정신분석학회 유범희 회장 정승원 기자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국내 정신분석 분야에서 자격 없는 비전문가들이 난립하고 있어 국민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정신분석학회 유범희 회장(삼성서울병원)은 오는 9~10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개최되는 추계학술대회 및 연수교육에 앞서 본지와 만나 “최근 일부 정신분석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 중에 정신분석가 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안다”며 “검증된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이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신분석은 지그문트 프로이드가 처음 시행한 정신과 영역의 한 치료법으로 인간의 심층 심리를 분석해 개인의 고통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이다.

국내외적으로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이 학계에서 주를 이루고 있으며 국제정신분석학회와 한국정신분석학회 또한 프로이드 정신분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유 회장은 “검증되지 않은 이들이 정신분석을 하고 정신분석 전문가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걱정”이라며 “훈련받지 않은 정신분석 치료는 오히려 환자의 건강이 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한국정신분석학회는 대한의학회에 소속돼 있는 유일한 정신분석 관련 학회이자 자체 트레이닝 과정이 있는 국제정신분석학회 산하 학회”라며 “정신분석가 전문가는 국제학회 기준으로 정규 교육, 개인 분석, 환자 케이스 분석 발표를 통과해야 하며 이 기간이 5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정신분석 전문가가 몇 달 공부하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처럼 취급돼서는 안 된다”며 “한국정신분석학회는 이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질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분석학회는 이에 따라 이번 추계학술대회 기간에 회원 대상 연수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10일 예정된 추계연수교육은 ‘정신분석적 지지정신치료- 이론과 실제’라는 주제로 하루 종일 진행된다.

유 회장은 “지지정신치료란 환자에 대한 정신분석적 이해에서 출발해 개인의 성격과 방어기제, 대응 방식 등을 파악해 건강한 부분은 격려해주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라며 “정신과 영역의 거의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고 전공의 때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이론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번 연수교육에서 지지정신 치료를 집중 교육하고 내년에도 6~7회에 걸쳐 집중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새로 부각되는 이론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예측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정신화 이론에 대해 다루며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방법론을 다룬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의 시작’ 심포지엄도 개최된다.

또한 ‘공격성과 정신병질에 대한 포괄적 이해’라는 주제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의 공격성에 대해 알아보며 ‘청소년을 위한 정신분석적 치료’에서는 학교 폭력 등에 관계된 청소년들의 치료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