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지연에 따른 재정문제도 발생…전자동의서 등 IT 기술 적용돼야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임상시험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인 메디데이터는 최근 자사의 솔루션을 활용하는 임상시험 업계 종사자 1,030명을 대상으로 ‘COVID-19가 임상시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메디데이터는 2주마다 '메디데이터가 바라본 COVID-19'라는 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또한 백서에 들어있는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해 임상 연구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9.13%는 ‘COVID-19가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78%는 ‘COVID-19가 새로운 임상시험을 착수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환자 모집과 등록, 연구 취소나 일정 지연으로 인한 재정적 영향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건강, 코로나19 검사 수요, 대상자의 방문 가능여부, 임상 연구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는 높은 편이었지만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의 수요 공급에 대한 우려는 적었다.

대다수의 시험기관들은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진행 중인 연구의 신규 대상자 모집 중지(63%), 가상•원격 의료의 활용(45%), 임상시험 연기(43%), 대상자 시험기관 방문기간 연장(34%), 임상시험 계획서수정(33%) 등의 방법을 택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대상자를 무작위 배정에 허용하지 않은 경우도 약 3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개선방안으로 우선 시험기관별, 지역별 상황에 따라 유동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 정도 및 영향력이 각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중요한 의사결정은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연구별로 일괄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다.

업무 절차에 대한 이해도 및 유연성도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많은 시험기관들이 평상시와 동일하게 사업 규칙에 따라 연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의뢰사 및 CRO가 인지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업무 절차나 소요시간 변동가능성이 증가했고, 이에 대한 의뢰사와 CRO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환자들이 시험기관에 방문할 수 없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원격의료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험기관 방문이 불가능한 참여 대상자들을 원격의료를 통해 수용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설문, 전자동의서, 가상 방문 및 가정간호를 포함하도록 임상시험 계획서를 수정하거나, 대상자 자택으로 의약품 직접 배송, 환자가 집에서 시험기관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수단의 채택 등의 방식을 대안으로 꼽았다.

추가 재정 지원도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다. 임상 연구 특성상 시험기관에서는 필수 인력 조정이 불가한데 수익을 창출할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원격 모니터링 업무 증가에 따른 계약서 수정 혹은 간접비 상환 증가 등을 타개책으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코로나19 이후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한 비상대책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비상대책에는 대상자의 이동, 시험기관의 위치 변경, 개인보호장구의 수급 등 상세한 가이드라인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메디데이터 아시아태평양(APeJ) 마케팅 총괄 김혜지 상무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COVID-19로 임상시험 관리 및 참여자 모집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되고 있다. 환자 등록과 모집 지연, 시험기관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은 약물 공급, 임상시험 모니터링, 순응도, 시험대상자의 안전 및 데이터 품질에 대해 대체 가능한 원격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미국 FDA, 영국 MHRA 등을 포함한 글로벌 규제기관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원격 임상 솔루션 도입, 위해성 기반 모니터링 도입 등을 적극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임상시험 중단 및 연기 등 차질을 빚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 어느때 보다 임상 IT 기술의 도입이 중요해졌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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