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파견 군의료인력만 2만명 넘어…한호성 국군수도병원장 “코로나와 치열한 전투 중”

군 의료라고 하면 ‘부실’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는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곳이지만 우려했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발생하지 않았다. 군대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합검사법(Pooling test)을 가장 먼저 도입했다. 취합검사법은 여러 명의 검체를 모아서 검사한 후 양성이 나오면 그 그룹만을 대상으로 개별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6시간 정도 걸리는 기존 PCR 검사를 20분으로 단축한 ‘신속진단키트’도 군에서 개발했다.

민간 분야 지원에도 적극적이었다.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의료 인력이 부족했던 대구·경북 지역 등에 파견된 군 의료 인력만 2만9,000명에 달한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마스크 제작 지원 등 코로나19 대응을 돕기 위해 투입된 군 인력은 20만명을 넘었다.

국군수도병원 한호성 원장은 지난 5월 29일 청년의사 유튜브 채널 K-헬스로그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에서 군이 보여준 활약상에 대해 이야기했다(한 원장은 청년의사와 사전인터뷰도 가졌다).

한호성 국군수도병원장은 지난 5월 29일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에서 군이 보여준 활약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원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국가위기상황에 제일 먼저 나서는 군의 성격이 제대로 드러난 것 같다”며 “군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지키겠다는 사명감 하나만으로 코로나19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을 보면서 어떤 위기가 닥쳐도 이겨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의무사령부 중심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계획을 세웠다”며 “민간에서는 의료인력 파견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했다. 국군수도병원이 파견한 의료인만 102명이다. 이들 군의관, 간호장교 등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인천공항, 광주21세기병원, 분당구보건소 등에 투입됐다.

코로나19 장기화 대비하는 군병원
“병원 근무자 피로도 줄이는 방안 고민”

물론 군대 내 코로나19 유입을 막는데도 집중했다. 취합검사법 도입과 입영 장병 전수검사 외에도 장병들의 외출과 휴가를 통제했다. 의무사령부에 따르면 5월 26일 기준 취합검사를 받은 인원은 5,366명이다.

국군수도병원은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면회객 출입을 제한했다. 선별진료소와 호흡기감염 외래 진료소도 마련했으며 입원 전 코로나19 감염 여부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선별 격리병동도 운영하고 있다. 국군수도병원에서 완치된 코로나19 확진자는 83명이다.

한 원장은 “국군수도병원은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8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군외상센터에도 40개의 격리실을 마련했다”며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군대전병원과 국군대구병원은 지난 4월 28일부로 지정 해제됐다. 국군고양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시 군 자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국군대전병원과 국군대구병원이 지난 4월 지정 해제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외래진료를 국군수도병원을 포함한 나머지 군 병원들이 분담했다”며 “장병들의 외진 여건 보장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11개 군 병원의 총 69개 과가 토요일까지 확대 진료를 실시했다”고 했다.

그는 “군 장병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6월 중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었던 국군외상센터 전체 병상을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비웠다”며 “국군수도병원은 군의 3차 의료기관으로서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항상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과할 정도의 대응을 지속해야 한다”며 “국군수도병원은 앞으로도 빈틈없는 예방 활동과 적극적인 의료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다만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병원 근무자들의 피로도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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