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20 플레너리 세션에 VRd 대 KRd 비교 연구 결과 발표…1세대 '벨케이드' 기반 표준요법이 더 적합

2세대 프로테아좀 억제제인 암젠 '키프롤리스(성분명 카필조밉)'가 다발성골수종 1차 치료 문턱에서 '벨케이드(성분명 보르테조밉)'에 고배를 마셨다.

지난달 29~3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0 Virtual Scientific Program) 플레너리 세션에는 새롭게 진단된 다발성골수종(newly diagnosed multiple myeloma, NDMM) 환자의 1차 치료에 기존 VRd(보르테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3제요법과 KRd(카필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3제요법을 비교 평가한 3상 임상 ENDURANCE(E1A11) 연구의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임상시험은 1세대 프로테아좀 억제제인 벨케이드에 대한 키프롤리스의 개선 효과와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의 적정 치료기간을 평가하기 위해 미국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가 실시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 이 중 키프롤리스 기반 3제요법에 대한 평가가 이날 발표됐다.

발표를 맡은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샤지 쿠마르(Shaji Kumar) 박사는 "카필조밉은 차세대 프로테아좀 억제제로서 보르테조밉과 비교해 더 나은 효과를 제시했다"며 "이번 시험에서는 새롭게 진단된 다발성골수종의 기존 1차 표준치료 옵션인 보르테조밉에 대한 카필조밉의 대체 가능성을 평가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무진행생존율(PFS), 2차 평가변수는 객관적반응률(ORR), 미세잔존질환(MRD),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TTP), 전체생존율(OS) 및 독성으로 각각 설정됐다. 또 치료기간 및 치료 종료시 환자의 삶의 질(QoL) 변화도 측정했다.

결론적으로 키프롤리스의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진행된 이번 임상시험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무진행생존율은 물론 전체생존율도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이상반응에선 오히려 벨케이드보다 못한 결과가 도출됐다.

그림1. 무진행생존율 결과(출처: ASCO20)

올 1월 데이터 수집 시점에서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은 15개월이었으며, KRd 치료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34.6개월로 VRd 치료군의 34.4개월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그림1).

이에 더해 7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오히려 KRd 치료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28개월로 VRd 치료군의 37개월 보다 확연하게 짧았다.

3년 생존 추정치 역시 KRd와 VRd 치료군이 각각 0.86, 0.84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3등급 이상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KRd 치료군에서 더 많이 보고됐는데, 특히 비 혈액학적 이상반응에서 그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그림2. 비 혈액학적 이상반응 결과(출처: ASCO20)

VRd 치료군에서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난 반면, KRd 치료군에서는 심장, 폐, 신장 관련 독성이 뚜렷하게 높았다(그림2).

쿠마르 박사는 "자가줄기세포이식 대상이 아닌 새롭게 진단된 혹은 중등도 위험의 골수종 환자에서 KRd는 VRd와 비교해 무진행생존율을 개선하지 못했으며, 전체생존율에도 차이가 없었다"며 "특히 VRd는 말초신경병증 발생이 높았던 반면 카필조밉 치료군은 심장, 폐, 신장 독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에 기반하면 다발성골수종 1차 표준치료에는 VRd 3제요법이 유지돼야 하며, 추후 추가되는 4제요법에도 보르테조밉 기반 3제요법이 백본이 돼야 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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