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최은화 교수팀, 상관관계 연구 위한 국가 간 협업 필요성 제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맞물려 일명 ‘어린이 괴질’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 상관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어린이 괴질을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 MIS-C)으로 정의했다.

특히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중 ▲38도 이상의 열이 하루(24시간) 이상 지속 ▲혈액 내 염증 물질 증가 ▲두 개 이상의 장기에 염증이 침범해 입원이 필요한 중증 상태 ▲염증 원인이 되는 병원균이 확인되지 않음 ▲현재 또는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발병 전 4주 이내 코로나19에 노출된 이력 등 5개 조건이 모두 나타나는 경우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은 지난 4월 유럽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한 달 만에 미국을 비롯한 호주, 이탈리아 등 13개국으로 확산됐으며, 보통 4세 이하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증인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감염분과 최은화 교수 연구팀은 소아에서 코로나19와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 간 상관관계에 대한 의견을 1일자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에 발표했다(Defining Association between COVID-19 and the 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 through the Pandemic).

연구팀은 우선 코로나19 유행과 맞물려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이 국내에서도 발생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확진판정을 받은 첫 번째 소아환자는 지난 2월 19일이다. 2월 말부터 소아환자수가 급증해 현재(5월 18일 기준) 코로나19 검사로 확인된 19세 미만 소아환자수는 전체 1만1,065명 중 6.9%에 해당하는 768명이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소아환자 중 가와사키와 같은 임상 증상이 보고된 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코로나19 발병 전과 후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2015년부터 2020년 2~4월(3개월) 동안 서울 소재 3차 의료기관 2곳의 신규 입원환자 가운데 가와사키 병으로 진단 받은 어린이 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신규 입원환자 1만4,714명 가운데 총 429명의 어린이가 가와사키 병으로 진단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적으로 가와사키 병 환자의 90% 이상이 0~5세에 해당됐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 의료기관 2곳에 입원한 가와사키 병 환자의 비율을 전국의 가와사키 병 환자와 비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2~4월 3개월 간 조사된 가와사키 병 환자 비율은 1.0~1.4% 범위로 비슷했다.

Fig. 1. The number of children hospitalized with a diagnosis of KD in two tertiary referral centers in Seoul, Korea during each three months (February to April) from 2015 to 2020. The dashed bar indicates the total number of KD patients and the number on each closed circle indicates KD patients per 100 new in-patients in the corresponding year.KD = Kawasaki disease.

새로운 입원환자 100명당 가와사키 병으로 진단된 소아환자수는 지난 2015년 3.5명, 2016년 3.2명, 2017년 3.0명, 2018년 2.9명, 2019년 2.2명, 2020년 2.6명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나 NL63, 229E, 보카바이러스(Bocavirus)가 가와사키 병과의 연관성이 제시됐으나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다”며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과 가와사키 유사질병이 증가한 것을 보여주는 역학 보고서들은 주로 청소년들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특정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의 존재만으로 코로나19가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으로 이어지는 이상 면역학적 반응을 유발하는 인관관계를 설명하는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과거 가와사키 병의 인종별 발병률 차이를 감안해 코로나19와 관련된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 발생 증가를 조사하기 위한 글로벌 협업이 확립돼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법을 가진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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