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라보는 가입자단체와 공급자단체 간 인식 차이 커…공급자단체, "어렵다” 한 목소리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수가 인상을 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한 의료계 사정을 감안해 추가재정소요분(밴딩) 규모를 늘렸다고 했지만 정작 2차 협상에 돌입한 공급자단체들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는 분위기다. 공급자단체와 가입자단체 간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체감하는 온도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공단이 지난해 수가협상 당시 공개한 최초 밴딩인 5,700억원대보다는 높으나 지난해 수준의 수가 인상은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만큼 수가협상 막바지에 이르러 결정된 1조478억원에는 못 미치는 거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은 27일 서울 당산동 공단 영등포남부지사(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열린 2차 수가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입자단체가 (코로나19 상황을 밴딩에) 긍정적으로 반영하고 고려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인식의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은 “1차 밴딩은 나왔는데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걸로 생각된다”며 “기대만큼 병원계 어려움을 체감하는 체감도에 대한 상호 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예측하기 어려운 협상이지만 상호 간 인식의 차가 좁혀져야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겠냐”고 했다.

병협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병원계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공단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송 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원내 감염을 막기 위해) 위생을 철저히 하고 병원 입구부터 (감염을 막기 위한) 환자 트리아지(Triage) 등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고 있지만 정작 환자가 줄어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송 부회장은 “미래 지향적으로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돼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환산지수에 이를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이날 진행된 2차 협상에서 내원일당 진료비 자료를 토대로 한의 의료기관이 타 유형대비 겪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전체 유형의 일당 진료비가 5,700원 증가했을 때 한의계는 1,900원 증가한 반면, 의료인력 증가분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호 부회장은 “재정운영위에서 공급자단체의 어려운 점을 반영해 줄 것처럼 말했지만 막상 협상은 끝까지 가 봐야 알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기대치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며 “구체적인 밴딩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공급자단체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한 쪽(가입자단체)에서는 코로나19로는 (수가를) 못 올린다고 생각하고 다른 한 쪽(공급자단체)에서는 코로나19니까 많이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서로의 기대치가 많이 차이가 날 것”이라면서도 “원만하게 타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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