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 공보의 “중국 여행객 몰려오던 설연휴, 가장 힘들었다”
코로나19 해외 유입 사례 11%지만 인천공항 종사자 감염 ‘0’

인천공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이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인천공항을 통한 입국자는 급감했지만 해외 유입 사례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하루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 인천공항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만1,206명이며 이 가운데 10.8%인 1,215명이 해외 유입 사례다. 이날 신규 확진자 16명 중 3명이 해외 유입 환자였다.

지난해 4월부터 인천공항검역소에서 검역관으로 근무해 온 김동영 공중보건의사가 전한 현장은 긴박했다. 현재 인천공항은 그 어느 때보다 한산한 모습이지만 검역 현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처럼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다.

김 공보의는 지난 22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군대라고 한다면 최전선에 있는 셈이다. 그만큼 최대한 노력해서 해외 유입으로 인한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생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검역 감염병 관리 지역이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는 시점부터 기존 검역소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외부에서 인력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김 공보의는 청년의사와 사전인터뷰도 가졌다). 현재 인천공항검역소에는 군 병력 외에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병원 등에서 인력이 파견돼 있다.

유증상자는 입국장 내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공보의나 군의관으로부터 위험도 평가 등을 받은 후 음압시설이 갖춰진 격리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그리고 임시대기실에서 결과를 기다린다. 코로나19로 확진되면 주소지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된다. 인천공항검역소는 지난 2월부터 자체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인천공항검역소에서 검역관으로 근무하는 김동영 공중보건의사는 지난 22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인천공항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선별진료에 매달리기도
유증상자 급증에 흐트러진 동선, 공실 활용해 분리

한때 유증상자가 한꺼번에 몰려 동선 분리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개선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검역은 기본적으로 감염병 의심환자에 대응하기 위한 절차이기 때문에 동선 분리는 상시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검역 감염병 관리 지역 확대로 인해 일시적으로 유증상자 수가 매우 많아지면서 일시적으로 동선이 흐트러지는 문제가 있었다. 인천공항공사의 협조로 입국장 내 공실을 활용하고 항공편 감소로 생긴 여유 공간에 임시대기실을 만들어서 해결했다.”

그래도 아찔했던 순간은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중국에서 여행객이 몰려 왔던 지난 1월이다. 당시에는 선별진료 업무를 수행할 인력도 부족했다. 그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선별진료 업무에 매달려야 했다.

“검역 대상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했는데 설 연휴로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이 많았다. 그런데 선별진료를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식사도 하지 못하고 사례 분류를 계속해야 했다. 퇴근 후에도 유선으로 사례분류를 했다. 그 이후 인력이 지원되면서 많이 좋아졌다.”

물론 보람도 있었다. 국내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를 확진하는 등 해외 유입 사례를 찾아내고 확산을 방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검역소에서 최초 유입 사례(1번 환자)를 확진해 검역 단계에서 지역사회의 대응 필요성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며 “검역소 내 역학조사관과 협력해 서남아시아, 중동 지역의 건설현장 근로자 등 위험그룹에 대한 검사를 수행해 해외 유입을 방지했던 것도 보람있었다”고 했다.

인천공항 종사자 7만6800여명 중 감염자 ‘제로’
“철저한 동선관리에 마스크와 장갑 착용 지켜”

인력 지원 이뤄지고 입국자가 줄었어도 그에 비례해 업무량이 줄지는 않는다. 그는 “메르스 등 기존 검역감염병 대비 코로나19의 사례정의가 더 넓기 때문에 업무 난이도를 고려하면 입국자 수가 줄었더라도 업무량이 그만큼 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검역소 인력 자체가 부족하기도 하다. 그는 “과거 인천공항 일일 입국자가 10만명대였고 검역관 24명, 역학조사관 또는 공보의 1~3명 정도가 검역단계에 투입됐다”며 “현재는 국방부 등에서 인력을 지원해 하루 40~50명 정도가 검역에 투입된다. 외부 지원 인력 비율이 40~50%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천공항의 감염 관리는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총 7만6,8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직원은 한명도 없다.

“화장실처럼 동선이 겹칠 수 있는 부분을 분리했다. 검역대상자용 화장실과 일반직원용 화장실로 분리하고 이동구역을 제한하는 등 동선관리를 철저히 했다. 그리고 유증상자는 원칙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필요하면 장갑도 사용하도록 했다. 상주 직원들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성을 낮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입국장을 비롯해 공항을 상시적으로 청소하고 소독해 오염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그는 최전선에서 하고 있는 노력들이 결실을 맺으려면 입국자의 도움이 필수라고 했다.

“몸이 좋지 않거나 불편함을 느낀 분들은 반드시 검역소에 증상을 신고해줬으면 한다.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검역관뿐만 아니라 공보의, 군의관, 간호장교 등 의료인들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다. 불편한 부분이 있어도 이해해주시고 검역소의 결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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