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김우주 교수, "용량 의존적 효과 확인…아데노바이러스 백신 전형적 단점도 드러나"

최근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개발 중인 재조합 아데노바이러스 5형(Ad5) 벡터 백신 'CTCOVID-19'이 1상 임상시험 예비 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는 중국 연구진들이 발표한 'CTCOVID-19'의 1상 임상시험 예비 결과가 발표됐다.

108명의 건강한 사람에서 'CTCOVID-19'의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검증하기 위해 단기관, 오픈라벨로 진행된 임상시험은 '저용량(5×1010)', '중간 용량(1×1011)', '고용량(1.5×1011)' 등 바이러스 미립자 양에 따라 세 용량군(각 36명)으로 나눠 진행됐다.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백신 접종 후 7일 내 이상반응'이었으며, 안전성은 백신 접종 후 28일에 걸쳐 평가했다. 면역원성 평가를 위해서는 특이항체, 중화항체 및 T 세포 반응도 평가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 후 7일 동안 적어도 1개 이상의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이 저용량군에서 83%, 중간 용량 군에서 83%, 고용량군에서 75%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주사부위 통증과 함께 전신증상으로 발열, 피로감, 두통 및 근육통이 보고됐다. 백신 투여 후 28일에 걸쳐 중증의 이상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내 감염병 전문가인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양호한 안전성 및 용량의존적 효과를 확인했으며, 아데노바이러스 백신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한계 또한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김우주 교수는 "75~83%가 이상반응을 겪었다고 하면 다소 높은 게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이는 대부분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이 일어나며 나타나는 증상들로 하루이틀이면 사라지는 흔한 부작용"이라며 "더욱이 28일 동안 쇼크나 마비 등 입원할 정도의 중증 이상반응이 1건도 보고되지 않아, 이번 결과에선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임상시험은 108명이라는 소수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번 결과가 추후 수백만명에서 'CTCOVID-19' 접종시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중국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의 고용량군에서 상대적으로 고열과 근육통 등 전신증상이 많이 보고돼, 2상 임상시험은 고용량을 제외한 저용량 및 중간 용량을 투여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또 'CTCOVID-19' 투여 후 14일차에 특이항체와 중화항체가 확연히 증가했으며, 이들 항체 형성은 접종 28일차에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T 세포 반응은 접종 14일차에 최고조에 달했다.

김우주 교수는 "해당 연구 결과를 보면 백신의 용량이 올라갈수록 ELISA 항체가와 중화항체 역가가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보면 해당 백신이 용량에 의존해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하지만 이 항체가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효과적인 수준인지는 이 연구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우주 교수는 아데노바이러스 백신이 가지는 전형적인 단점이 이번 연구에서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아데노바이러스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이미 해당 아데노바이러스 5형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번 연구에서도 접종자 중 이미 아데노바이러스 5형 항체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에서는 T세포 반응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아데노바이러스 5형에 노출돼 항체가 생선된 바 있는 환자에서는 'CTCOVID-19'의 면역원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이제 겨우 1상 임상시험일 뿐"이라며 "첫 임상시험 결과가 이렇게 빨리 나온 것도 많은 노력의 결과이며 긍정적인 메세지임에는 확실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명심하고 확대해석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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