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김선민 원장, 취임 간담회서 ‘소통’ 강조…"내외부 소통방식 변화 절실"
“유관단체·의료현장 직접 찾아 어려움 등 경청…업무전반에 녹여낼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첫 여성 수장이 된 김선민 원장이 강조한 것은 ‘소통’이었다.

형식적인 소통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업무 전반에 녹여낼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춘 소통창구를 만들어 내겠다는 게 김 원장의 목표다.

김 원장은 취임 직후 의약단체들과 만남을 갖고 소통 강화를 위한 행보를 펼쳤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를 차례로 만나 양 기관의 현안을 청취하는 등 소통의지를 보였으며, 시민단체 등 가입자단체와 만남을 갖고 접점 강화에 나섰다.

더불어 심평원 내부 조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소통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김 원장이 소통강화를 강화하고 나서는 데는 최근 심평원 업무의 근간인 심사와 평가업무에 대한 효율성에 대한 의문과 내부적으로 조직원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내외부 소통방식의 변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원주 본원에서 진행된 취임 후 첫 간담회 명칭에도 ‘소통’이 빠지지 않았다. 이날 개최된 간담회 명칭은 '소통 간담회'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선민 원장이 지난 20일 원주 본원에서 열린 첫 간담회에서 의료계와 국민, 내부 조직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심평원은 내부적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심사와 평가 업무에 대한 효율성에 대해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이런 변화 속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고 새로운 체계 발전을 위해 내외부 소통방식 변화가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취임 후 참신한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소통에 힘썼고 시민단체 등 가입자단체, 공급자단체와의 접점을 넓히려 노력했다”며 “1회적 소통에서 끝내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전 세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New normal)에 적응하기 위한 과제를 비껴갈 수 없다”며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기가 어렵겠지만 심평원이 소통을 한다면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 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도록 정보통신체계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 ▲건강보험과 의료체계 관련 기술적·제도적 장치 마련 ▲인사·교육제도 개선 등을 역점 과제로 꼽았다.

무엇보다 심평원 내부 직원과 의료계, 국민 간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심평원의 외부 소통이 의료계나 정책 당사자들에게 일방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라며 “환자와 국민이 자유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기술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해외에서는 다양한 (소통) 방법이 의료보장 의사결정 과정에 활용되고 있는데 기술적이거나 전문적인 방법을 적극 도입해 국민 의견이 직접 반영되도록 하겠다”면서 “또 정기적으로 유관기관이나 의료현장을 방문하는 등 직접 찾아가는 소통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내부 소통도 강조했다.

김 원장은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퇴직 임직원들을 초대해 과거의 지혜를 얻어볼 예정”이라면서 “과거와 현재의 소통강화를 위한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후방지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심평원의 정보통신체계도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나갈 방침이다.

코로나19 발생국 입국자와 확진자 정보가 의료기관에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었던 데에는 심평원의 역할이 컸다. 마스크 대란도 심평원이 구축해 놓은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환자가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급여기준도 신속히 정비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Drug Utilization Rivew)가 빛을 발했다. 실시간으로 환자의 투약 이력까지 점검하는 DUR 정보망을 활용해 병원, 약국 등에 감염병 발생국 입국자와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DUR에 탑재돼 감염병 발생국 입국자 정보를 알려주는 해외 여행력 정보 제공 프로그램 ITS(International Traveler Information System)도 심평원이 개발·구축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을 겪으며 한국의 보건의료체계가 얼마나 우수한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이 데이터를 코로나19 방역에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대응에 혹은 의사결정에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명세서 기반으로 돼 있는 단순한 정보체계에서 이를 자유롭게 연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보통신체계를 업그레이드 하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는 이름으로 도약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각 업무별 기능과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는 발전방향 모색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등 급변하는 사회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지금의 명망을 이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변화하는 20년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심평원의 기능을 재정립하는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평원 고유 핵심업무인 심사체계개편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동시에 적정성 평가에 대한 근본적 혁신안을 만들어 3년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면서 “청렴과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3년 후 국민에게 신뢰받고 행복한 조직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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