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의 8주 1회 주사제 '카보테그라비르', 트루바다 대비 예방효과 69% 개선

길리어드가 오랜기간 독점하고 있던 HIV 예방요법(PrEP) 분야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GSK의 8주1회 주사제 '카보테그라비르'가 길리어드의 1일1정 경구 복용하는 '트루바다(성분명 테노포비르/엠트리시타빈)' 보다 HIV 예방효과를 69% 개선시켰다는 결과가 발표된 것.

GSK의 HIV 전문기업 비브 헬스케어(ViiV Healthcare)는 18일(현지시간) 장기지속형 주사제 '카보테그라비르'의 HIV 예방요법 임상시험인 HPTN 083 연구의 조기 종료를 알렸다.

연구결과, '카보테그라비르'가 독립적인 데이터·안전감독위원회(DSMB)가 검토한 HPTN 083 연구의 중간 결과에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HIV 예방요법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트루바다'와 비교해 HIV 예방효과를 69% 개선시켰다.

기존 HIV 예방요법 시장은 길리어드가 오랜기간 독점해왔다. 1일1정 복용하는 트루바다에 이어 기존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TDF)' 성분을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푸마레이트(TAF)'로 교체한 데스코비까지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며 HIV 치료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약물 투여 횟수를 줄이면서도 더 효과적으로 HIV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길리어드의 아성은 위협받게 됐다.

HPTN 083 연구는 북미와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남성과 성관계를 갖고 있는 남성 및 트렌스젠더 여성 총 4,600명을 대상으로 '트루바다'와 '카보테그라비르'의 예방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했다.

2016년 말 시작된 해당 연구는 현재까지 총 50명의 HIV 감염인이 발생했는데, 트루바다 투여군에서 38명의 감염인이 나온 반면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에서는 12명만이 발생했다. HIV 발생률은 트루바다 투여군에서 1.21%,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에서 0.38%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점은 복약순응도가 경구제인 트루바다 투여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예방효과는 주사제인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이 69% 더 개선시켰다는 점이다.

안전성은 두 군이 비슷했다. 다만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의 80%가 주사부위 통증 혹은 압통을 보고한 반면 트루바다 투여군에서는 31%만이 보고됐으며, 주사부위반응(Injection site reactions, ISRs)으로 인한 투약 중단률은 카보테그라비르 투여군에서 2%, 트루바다 투여군에서는 0명으로 나타났다.

HPTN 083 연구를 주도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마이론 코헨(Myron S. Cohen)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170만명이 HIV 감염을 새롭게 진단받고 있다. 이 수를 줄이려면 기존 경구제 외에도 더 많은 예방 옵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2개월마다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카보테그라비르가 보건당국으로부터 새로운 예방 옵션으로 승인받으면, HIV 전염을 줄이고 HIV 감염병을 종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브 헬스케어 연구개발 책임자인 킴벌리 스미스(Kimberly Smith)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카보테그라비르가 고위험 상태에 있는 남성 및 트랜스젠더 여성의 HIV 감염을 성공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특히 우리는 카보테그라비르가 HIV로부터 가장 취약한 미국 내 흑인 남성 및 전세계 젊은 연령층에서 높은 효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에서 카보테그라비르의 효과를 평가하고 있는 HPTN 084 연구를 마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매일 경구 복용하는 예방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새로운 옵션이 필요한 상황에서, 카보테그라비르가 승인을 받는다면 복용 횟수를 365회에서 연간 6회로 줄임으로써 HIV 예방에 획기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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