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파자', BRCA‧HRD 양성 환자군서 최대효과 강조 vs '제줄라', 올 커머 전략으로 미충족 수요군 강조

생존율 개선이 미미하고 재발이 잦은 진행성 난소암 치료 분야에 등장한 새로운 표적치료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아스트라제네카)'와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 다케다)'가 같은 기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전략으로 난소암 치료 시장 공략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완전 혹은 부분 반응을 보인 '상동재조합결핍(HRD)' 양성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1차 유지치료에 '린파자+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을 허가했다.

허가는 '린파자+베바시주맙' 1차 유지치료가 '베바시주맙'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67%까지 감소시킨다는 린파자 3상 임상시험 PAOLA-1 연구 결과에 근거해 이뤄졌다.

최초의 PARP억제제인 린파자는 이미 'BRCA 변이' 양성 환자에서 1차 유지치료에 단독요법으로 허가받았지만, 'BRCA 변이' 양성 환자 비율은 전체 난소암 환자의 15~20%로 나머지 80~85% 환자는 표적 치료에서 벗어나 있었다. 때문에 'HRD 양성' 환자까지 확대된 이번 승인은 린파자의 치료 대상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15%에서 50% 이상까지 확대됨을 의미한다.

같은 기전의 후발주자 '제줄라'는 앞서 올해 4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을 보인 진행성 난소암 1차 유지치료에 단독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는데, 그 치료 대상이 일명 '올 커머(All-comer)'라는 점에서 주목 받은 바 있다. BRCA나 HRD와 같은 특이 유전자 변이 환자가 아닌 진행성 전체 환자군에서 표적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제줄라 허가는 3상 임상시험 Prima 연구에 근거해 이뤄졌다. 이 연구에서 제줄라 단독 유지치료는 위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린파자 역시 1차 유지치료 임상시험인 PAOLA-1 연구에서 베바시주맙과 병용 시 '올 커머'에서 베바시주맙과 단독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1% 감소시켰음을 입증했지만, 허가는 'HRD 양성'으로 국한했다는 점이다.

결국 린파자는 1차 유지치료에 BRCA와 HRD라는 제한 조건은 있지만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이라는 다양한 치료 전략을 갖춤으로써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제줄라는 특이 유전자와 상관없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 전체(BRCA와 HRD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취약군까지 포함)에게 표적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전략을 각각 펴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전이지만,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는 린파자, 제줄라 두 약제를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적용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PARP억제제가 난소암 유지치료에 유일한 표적치료 옵션으로 암 재발을 지연에도 기여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급여기준의 한계로 일부 환자만이 치료 혜택을 제공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린파자는 진행성 난소암 1차 유지치료에는 'BRCA 변이', 2차 유지치료에는 '올 커머'로 허가 받았다. 제줄라는 진행성 난소암 2차 유지치료에 '올 커머', 3차 이상 단독치료에는 'BRCA 혹은 HRD' 양성 환자로 허가받았다.

그러나 보험급여는 두 치료제 모두 2차 유지치료 'BRCA 변이 양성 환자'로만 제한해, BRCA 변이가 없는 80~85% 환자들은 사실상 PARP억제제 표적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는 "국내 난소암 치료 현황을 살펴보면 연간 2,800여건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난관암 혹는 복막암까지 포함하면 3,100여건이 발생 중"이라며 "특히, 난소암은 지난 20년간 생존율 개선이 미흡하고 재발이 잦은 질환이며, 재발을 거듭할수록 무진행생존기간이 단축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PARP억제제가 최초의 표적치료 옵션으로 등장하며 예후가 좋지 않은 난소암 환자의 재발을 지연하고 생존율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린파자를 캡슐 제형에서 복약편의를 개선한 정제 형태로 바꿔 허가사항대로, 한국다케다제약 역시 제줄라의 허가사항대로 급여 확대를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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