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한미약품·종근당·동아ST 실적 상승…유한양행 홀로 악화

국내 주요 제약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30일 기준 현재까지 발표된 국내 주요 제약사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GC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모두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유한양행만 ETC와 수출 등에서 타격을 입으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사진:게티이미지)

GC녹십자는 연결 기준 1분기 실적이 매출액 3,078억원, 영업이익 6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283.9% 증가한 수치다. 이는 연결 대상 종속회사인 GC녹십자엠에스의 중단사업(혈액백) 실적을 제외한 수치다.

영업손익의 개선 정도는 GC녹십자 별도실적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GC녹십자의 별도 실적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2,110% 증가한 64억원으로 연결손익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력 품목인 수두 백신과 독감 백신의 수출 증가가 영업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백신 수출이 증가하면서 수출이 전년보다 22.9%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 등 판매관리비가 늘었음에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내수 부문에서는 소비자헬스케어(Consumer Health Care, CHC) 부문 매출 성장폭이 64%에 달해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았다.

당기순손실은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 했지만 239억원 적자였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손실폭이 크게 줄었다. 손실의 주요인이었던 혈액백 사업 실적이 제외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도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 늘어난 2,882억원, 영업이익은 10.8% 성장한 287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대상 종속회사인 북경한미약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영업 활동이 힘들었던 탓에 매출액이 전년보다 6.5% 감소했음에도 전체적으로는 매출 성장을 이뤘다.

한미약품 주요 제품들의 국내 원외처방액(UBIST 기준)을 살펴보면, 특히 아모잘탄 패밀리, 로수젯, 에소메졸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아모잘탄 패밀리는 14.3% 늘어난 285억원, 로수젯은 27.4% 늘어난 228억원, 에소메졸은 39.3% 증가한 10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한미약품 역시 당기순이익은 전년 173억원에서 올해 115억원으로 33.4% 감소했다. 회사가 보유한 투자 기업의 지분 평가액이 일부 조정을 받은 탓이다.

지난 29일 1분기 별도 영업실적을 공시한 종근당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2% 증가한 2,92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261억원으로 56.2% 증가했다. 만성질환 치료제 장기처방 및 영업활동 위축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등 코로나19로 오히려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를 입었다. 종근당은 만성질환 매출 비중이 50%에 달한다.

최근 '핫'한 의약품 판매를 종근당이 맡고 있다는 점도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종근당은 비만약 큐시미아, 위장약 케이캡 등의 코프로모션을 맡았다. 큐시미아는 지난 1월 출시 두 달 만에 관련 처방시장 4위로 올라서며 블록버스터 약물로 떠오르고 있다. 출시 첫해 약 300억원 처방실적을 올린 케이캡도 올해 처방액이 더 증가했다. 케이캡의 올 1분기 누적 처방액은 145억원에 달했다.

동아에스티(동아ST)의 경우 일부 의약품 판매정지 처분으로 1분기 실적이 올랐다. 동아에스티는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41.1% 증가한 2,01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8.5% 증가한 530억원, 당기순이익은 109.6% 증가한 468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해외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인성장호르몬 '그로트로핀'을 제외한 주요 제품들의 수출액이 모두 증가했다.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박카스'의 경우 1분기 수출액 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늘었다.

구체적으로 ETC부문이 82.4% 증가한 1,3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개월 치 물량이 선판매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최근 약사법 위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97개 품목에 대한 3개월 판매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정지 기간은 2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다. 이에 회사는 정지 기간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3개월 치 물량을 미리 유통업체에 판매했다.

유한양행은 주요 기업 중 유일하게 실적이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ETC 부문의 매출 하락과 수출 감소 탓이다. 회사의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9.2% 하락한 3,1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82.4%나 줄었다. 다만 지난해 말 군포공장 부지 매각 처분이익 1,328억원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은 636.7% 증가한 1,252억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주사업인 ETC 매출은 전년보다 13.3% 하락하며 1,937억원에 그쳤다. 특히 매출 비중이 큰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는 207억원으로 31.1% 감소했다. 에이즈 치료제 '젠보야'와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르바'도 각각 56.3%, 61.8% 줄어들었다.

그나마 기술수출 계약금 일부인 169억원이 1분기에 반영되면서 회사는 영업적자를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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