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글루티드‧오르리스타트‧‘날트렉손+부프로피온’ 3개뿐…시장선 리리글루티드 독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늘면서 ‘확찐자’, ‘살천지’와 같은 신조어가 생겨나는 등 체중 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운동과 식사 조절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지만,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식욕을 조절해 주는 약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비만 환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약제들 중에서 어떤 약제가 안전한지, 어떤 약제가 자신에게 적절한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국내에서 처방되는 약제들은 모두 한국 식약처(MFDS)의 승인 기준을 통과한 것으로 일반인이 이런 기준만으로 약제들 간 차이를 구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과 같은 세계적인 의약품 기관에서는 비만 치료제 승인시 어떤 기준을 내세우는지 살펴본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먼저 국내에서 승인된 비만 치료제는 리라글루티드, 오르리스타트, 펜터민,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등이 있다. 이 비만 치료제들은 모두 FDA에서도 승인된 약제들이다. 그러나 EMA의 허가까지 함께 받은 약제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는 리라글루티드, 오르리스타트,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 3개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FDA와 EMA 승인 기준에 차이가 나는 것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과 신경정신계 안전성에 대한 각 기관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국 심혈관계·신경정신계 위험성 평가는?

비만 치료와 관련돼 현재도 적용되고 있는 FDA의 ‘2007년 가이드라인’의 안전성 모니터링 항목에는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반면 EMA의 2007년 가이드라인에선 ‘비만 치료의 목표 관점에서 비만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약제는 심혈관계 질환 위험 요인에서 어떠한 해로운 영향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업데이트 된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도 ‘모든 관련 임상과 비임상 데이터를 포함한 약물 개발 프로그램은 시판 허가 신청에서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심혈관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또 FDA 2007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정신과 기능에 대한 검증된 평가를 포함토록 했으나, 평가 방법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EMA에선 ‘교감 신경을 자극하는 중추 신경계 약물의 경우 장기간 사용 시 일어날 수 있는 정신의학적 이상 및 장애들을 포함해야 한다(2007 가이드라인)’고 권고하고, 개정된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도 ‘항우울제를 복용중인 경증-중등도 우울증 환자에 대해 전향적 연구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국내에 시판중인 비만 치료제 중 FDA와 EMA의 가이드라인을 모두 충족하는 약제는 리라글루티드, 오르리스타트, 날트렉손+부프로피온 세 제품이다. 이 중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비만약은 출시 2년여 만에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매출 1위를 달성한 리라글루티드(제품명 삭센다)다. 의약품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약 1,000억원으로, 이 중 삭센다는 전년대비 120% 성장한 약 166억원의 매출로 1위에 올랐다.

삭센다는 음식 섭취에 반응해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인체 내 식욕 조절 물질인 GLP-1과 97% 유사해 배고픔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조절한다.

글로벌 허가 임상 결과,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63%, 체중이 10% 넘게 감소한 환자는 33%, 체중이 15% 넘게 감소한 환자 비율은 14%를 나타내며 10명 중 9명의 환자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유일하게 당뇨병 전단계를 동반한 비만 환자에게서도 적응증을 획득하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또 제2형 당뇨병 환자 9,340명이 참여한 LEADER 임상 시험을 통해 장기적인 심혈관계 안전성 및 우수성을 확인했다. 리라글루티드 1.8mg을 투여받은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 혹은 이전에 심혈관계 질환으로 진단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계 이상 사건 발생의 상대적 위험이 13% 감소했고, 심혈관계 사망 위험은 2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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