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中임상시험 보고서 실수 게재 후폭풍…길리어드, "등록환자 부족해 조기 종료된 연구일 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그 첫 번째 무작위대조 임상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보고서가 세계보건기구(WHO)에 게재된 후 후폭풍이 거세다.

WHO가 실수로 공개한 임상시험 보고서에는 길리어드가 2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가 실패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가가 폭락한 길리어드는 해당 연구결과에 대한 해명자료를 발표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STAT 사이트 캡처 이미지

24일 보건의료 전문 매체인 STAT 보도에 따르면, WHO 대변인인 다니엘라 바고지(Daniela Bagozzi)는 "저자가 WHO에 제공한 원고 초안이 실수로 웹사이트에 게시됐으며, 발견 즉시 삭제했고 현재 원고는 동료 검토 중으로 최종 버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STAT는 보고서 게시 당시 캡처 화면을 확보해 보도하며 '렘데시비르'가 위약과 비교해 임상적 개선에 혜택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캡처 화면상의 정보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위약 대비 임상적 혹은 바이러스학적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

총 237명의 환자가 참여한 해당 임상시험에서 158명은 렘데시비르 치료군, 79명은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됐으며 위약군에 배정된 환자 중 1명은 치료 시작 전 연구에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 치료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투여 28일차 임상적 개선까지의 시간(위험비 1.23) 및 사망률(렘데시비르군 13.9% 위약군 12.8%)에서 차이를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또 이상반응 발생률은 렘데시비르 투여군에서 65.2%, 위약군에서 64.1%로 보고됐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조기 중단한 환자는 렘데시비르 투여군에서 18명(11.6%), 위약군에서 4명(5.1%)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길리어드는 "해당 임상시험은 참여 환자수가 부족해 조기 종료된 임상으로, 통계적인 유의성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박했다.

길리어드 대변인 에이미 플러드(Amy Flood)는 "게시된 정보에는 부적절한 연구 특성이 포함돼 있다. 이 임상은 환자수가 너무 적어서 조기에 중단됐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며 "데이터에서의 경향성은 특히 질병 초기에 치료 받은 환자들에서 렘데시비르의 잠재적 혜택을 시사하고 있다" 주장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지난 2월 중국에서 개시된 '렘데시비르' 최초의 무작위대조임상시험으로, 길리어드는 이달 초 중국에서의 임상시험 2건(경증-증등증 및 중증 대상 각 1건) 모두 환자등록 부족으로 인해 중단했다.

이에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효과에 대한 판단은 전 세계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진행하고 있는 2건의 개발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길리어드는 중등도 환자 1,600명(NCT04292730)과 중증 환자 2,400명(NCT04292899)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을 각각 진행 중이며, 이 중 중증 환자 대상 연구의 예비 분석 결과를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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