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병협 정영호 회장 “감염병 대비 시설 갖추도록 ‘뉴노멀 수가’ 마련해야”

전 세계 250만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올해 겨울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명대로 줄었지만 재확산에 대비해 의료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염병대응체계 강화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자들도 안전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40대 대한병원협회장에 당선된 정영호 대한중소병원협회장(한림병원장)은 지난 21일 청년의사 유튜브 채널 K-헬스로그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코로나19와 장기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의료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성이 상주하는 상황에서 두 가지를 같이 해야 한다. 하나는 코로나19 환자만 환자가 아니다.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환자들에 대한 진료는 조심스럽고 중요한 부분”이라며 “코로나19에만 매달리는 게 전체 보건의료체계에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빅5병원 등 (중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의료수준이 높은 병원은 코로나19에서 조금은 자유롭게 하는 게 전체 국가 보건의료체계에서 더 효율적”이라며 “코로나19 선별진료 등에서는 중소병원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지난 21일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수가 정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병 유행에 대비해 중환자실 등 시설·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병원들은 러시안룰렛(Russian roulette)을 하고 있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며 “당장 처치가 필요한 응급환자가 온다면 코로나19 증상을 보여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우선 진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스위칭 시스템이 필요하다. 대규모 감염사태에 대비해 의료기관이 중환자실 등 여러 시설을 구축해야 하지만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는) 평상시에는 이 시설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민간의료기관도 대규모 감염사태가 벌어지면 즉각적으로 전환해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현재는 병상 가동률이 90% 이상이어야 병원이 운영되는 구조다. 하지만 앞으로는 (감염병 대응을 위해) 병상의 75~80% 정도만 가동하도록 세팅될 가능성도 높다. (코로나19 환자와 일반 환자의) 동선이 겹치지 않는 음압격리 중환자실이 필요하다”며 “평소에는 일반적인 진료를 하다가 감염병이 유행하면 체제를 전환하는, 뉴노멀 시대에 맞는 체제를 갖추도록 정부가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맞는 이른 바 ‘뉴노멀 수가’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의료기관이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별도 진료센터를 갖추도록 대규모 감염사태가 발생하면 시스템을 전환해 대응할 수 있도록 수가정책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며 “뉴노멀 시대에 맞는 뉴노멀 수가를 갖춰야 한다. 특히 중환자 수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협 코로나19비상대응본부 이왕준 실무단장(명지병원 이사장)은 “의료기관 내에 감염병과 비(非)감염병 트랙이 같이 작동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 관점에서 새로운 수가 제도가 필요하다”며 “이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인력과 시설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충원할 수 있는 수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감염병전문병원 설립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감염병전문병원이 버퍼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다”라며 “모든 시스템이 (감염병과 비감염병) 듀얼로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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