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진단, 하나의 앱으로 데이터 수집‧추적관리‧치료방안 검토 가능한 ‘네비파이 튜머보드’ 선보여

다학제 진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단연 ‘암’이다. 다양한 연구들과 획기적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완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치료법과 진단법은 다양해지고 가이드라인은 한층 복잡해졌다. 의사 홀로 쏟아지는 정보를 일일이 파악해 ‘맞춤 치료’를 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환자도 많이 보면서 연구 실적도 높여야 하는 한국 의료 현실에선 더욱 그러하다. ‘다학제 시스템’이 암 분야에서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선 다학제 시스템이 옥상옥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형화된, 표준화된 시스템이 없다보니, 회의 준비부터 정리까지 일일이 손을 타야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로슈진단이 지난해 말 ‘네비파이 튜머보드’(Navify Tumor Board, 이하 NTB)를 내놨다.

NTB는 어떻게 의료진을 돕나
NTB는 로슈진단의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통합 플랫폼인 ‘네비파이’(NAVIFY) 포트폴리오 중 첫 번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종양 치료를 위해 종양학 전문의, 방사선전문의, 외과의 등 다양한 의료진이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 과정에서 환자 자료 등 모든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시키고, 비슷한 유형의 환자 사례와 결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다학제 논의시 자료를 보여줄 때 흔히 파워포인트가 이용되는데, 병리 분야에선 슬라이드 전용 프로그램을, 방사선 분야에선 CT·MRI에 내장된 프로그램을 쓰기도 한다. 때문에 자료를 일일이 취합해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NTB는 이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클라우드 방식의 NTB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브라우저로 접속해 ID와 패스워드를 입력해 사용할 수 있다.

NTB는 소프트웨어 이용 편리성과 함께 3개의 앱을 통해 의료진의 진단 및 치료도 지원한다. 먼저 ‘임상시험 매치(NAVIFY Clinical Trial Match app)’과 ‘간행물 검색(NAVIFY Publication Search app)’ 두 앱은 자연어 분석을 통해 기입된 환자데이터와 가장 관련도가 높은 논문과 임상연구를 찾아준다. 임상시험의 경우 식약처에서 관리하는 DB를 토대로, 간행물은 Pub Med, ASCO 등을 포함해 공인된 DB를 사용해 검색한다. ‘가이드라인 앱(NAVIFY Guideline app)’은 종양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NCCN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NTB가 왜 필요한가
네이파이 튜머보드는 환자데이터를 넣으면서 시작된다(EMR가 연계 시 정보를 자동으로 끌어와 사용할 수 있다). 이후 ‘Tumor Board’ 대시보드를 생성되고, 여기에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 등의 기본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환자의 병기, 병력 등의 정보와 내원을 통해 검사, 진단된 내용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데이터에 핀 설정을 하면 된다. 이후 네비파이 튜머보드 대시보드에 해당 부분이 추가돼 보여지고 슬라이드도 자동 생성된다. 슬라이드도 수정할 수 있으며, 각 장표에 의견도 추가할 수 있고, 빈 슬라이드를 삽입해 추가로 필요한 의견을 넣을 수도 있다. 환자의 개인정보는 마스킹 기능을 활용해 지울 수 있다.

임상시험 매치 앱(Clinical Trial Match app)을 통해 키워드만으로 한국 내에서 가능한 임상시험(기준, 시행기관, 연락처 등)을 볼 수 있고, 검색조건을 바꾸면 그에 따른 또다른 결과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간행물 검색 앱(Publication Search app)은 암종, 바이오마커, 유전체정보 등을 자연어로 추출해 관련된 간행물을 자동으로 찾아준다. 이 때 찾은 간행물의 링크를 클릭하면 초록으로 넘어간다. 두 앱 모두 핀 설정을 통해 대시보드에 띄울 수 있다. 가이드라인 앱(Guideline App)을 통해 희귀암 등의 가이드라인을 참조할 수도 있다. 즉 네비파이 튜머보드 툴(tool) 안에서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 다각도로 치료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로슈진단 윤무환 CDS(Clinical Decision Support) 본부장

-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을 ‘암’부터 만든 이유가 있나.
암은 복잡한 질환이면서, 진단·치료·데이터 등 관련 기술이 가장 잘 발전된 질환이다. 맞춤의료 비전을 가지고 있는 로슈 그룹에서는 암이 맞춤의료의 혜택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질환으로 판단했다. 암 다음 단계로는 신경질환, 면역질환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 현 시점에서 NTB의 특징은.
네비파이 튜머보드는 정제된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볼 수 있게 한다. 정밀의료를 지향하고 있는 의료계 입장에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고, 이것이 선제돼야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

- 의료기관이 원하면 지금 바로 네비파이 튜머보드를 쓸 수 있나.
그렇다. 다만, (NTB와) EMR이 통합되지 않은 경우, 데이터 입력을 매뉴얼로 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 국내에서 NTB를 사용한 곳이 있나, 반응은.
국내 일부 종합병원에서 테스트 중인데, 관련 학회에서도 참여하고 있다. 웹에 기반한 툴이기 때문에 어색하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하나의 앱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EMR 통합이 안돼, 일일이 데이터를 기입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이는 향후 EMR 통합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다.

- 클라우드 방식이라는 점에서 데이터 보완 우려가 있을 것 같다.
데이터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모든 국내외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 이는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AWS, 구글 등도 마찬가지다. 관련 규정과 법률 자문, 벤더,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검증을 거듭하고 있다.

- 유용성이 뛰어나도, 의료기관은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질 수밖에 없다.
비용과 관련해선 본사와 논의 중이다. 올해는 사용자의 피드백, 사용편의성을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매방식은 의료기관의 사용시간, 유저 수 등에 기반한 구독(Subscription) 방식 등까지 고려하고 있다.

- 한국에서 NTB 정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을 꼽으면.
프로세스 중심의 논의가 조금 더 활성화돼야 한다. 기존에는 결과 중심의 논의가 많이 이뤄졌다. 앱과 정보를 활용해 의미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문화가 정착돼야 네비ㅏ파이 튜머보드 도입 등이 활발해질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의료정보를 처리하려면 클라우드 기반의 툴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NTB가 확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마지막으로 NTB가 한국 의료진에게 필요한 이유를 꼽으면.
정보의 디지털화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준에 따라 의미있는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 네비파이 튜머보드의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업무효율성이 상당히 증대된다. 실제로 스페인 델 마르 병원(Hospital del Mar)에서는 네비파이 튜머보드를 이용했을 때, 종양의의 자료 준비 시간이 기존보다 53% 감소했다. 남는 시간에 환자를 보거나, 환자에 집중된 논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네비파이 튜머보드는 다학제 논의 전반에 관련된 툴로 편리하게 추적관리, 업데이트된 치료방안을 검토할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접속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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