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임상서 뚜렷한 개선효과 입증해야…존폐 위기 코오롱티슈진은 또 다른 변수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가 미국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부활할 수 있을까. '인보사 사태' 이후 제반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된 상황에서, 미국 임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또 이를 통해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임상시험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ClinicalTrials)'에 등록된 골관절염 관련 인보사 3상은 두 건이다. 두 임상은 각각 510명의 경증 및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Kellgren & Lawrence grade 2 or 3)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환자 모집 중 인보사 사태로 일시 중단(Suspended)된 첫 3상은 1차 평가변수로 12개월 시점에서 골관절염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Osteoarthritis Index, WOMAC) 및 통증지수(Visual Analog Scale, VAS) 변화를 설정했다.

2차 평가지수는 12개월 시점에서의 관절 간격(Joint Space Width, JSW), MRI 평가 등 연골재생과 관련된 항목이다. 이와 관련 코오롱생명과학은 과거 인보사 미국 임상을 통해 관절 조직의 구조적 개선 또는 질병 진행 억제로 근본적 치료(Disease-Modifying Osteoarthritis Drugs, DMOAD)를 입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임상 역시 대상 환자와 주평가지표가 같지만 평가 시점이 최대 24개월로 늘어난다. 해당 임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대규모 임상, '리스크 대비 베네핏' 얼마나?

논란이 되는 인보사 안전성 문제는 차치하고 유효성만 두고 본다면 국내 인보사 투약군은 1차 평가변수인 무릎 통증, 기능성 및 활동성지수(IKDC)가 베이스라인 대비 15.1점 향상해 위약군 5점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IKDC는 미국 임상에서 주지표로 활용되지 않지만 VAS와 WOMAC 역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문제는 국내 임상 규모가163명으로 미국 임상 규모인 1,020명과 비교해 비교해 6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 임상에서도 인보사가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임상과 달리 미국 임상은 경증(Grade 2) 환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회사가 자신했던 DMOAD 입증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내 임상에서 손상된 연골재생 등 구조개선 효과를 MRI 등으로 확인했을 때 투약군과 대조군이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국내 임상에서는 가능성을 보지 못했던 연골재생 효과가 미국 임상에서 입증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형질전환 세포를 주입하는 유전자 치료제가 지닌 이론적인 위험성 및 비용(Risk)을 고려해 뚜렷한 개선효과(베네핏)를 입증해야 허가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다만 시간이 많이 흘러 미국 임상 디자인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코오롱 측은 "연내 임상 재개가 목표이며 두 임상을 그대로 갈지 변동할지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끝없는 상폐 위기 코오롱티슈진…미국 임상의 새로운 변수
인보사 사태로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존폐 위기는 새로운 변수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미 두 차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당시 제출한 서류에 인보사에 대한 중요한 사항을 허위기재 또는 누락했다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지만 이후 2019년도 사업보고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또 상폐 사유가 발생했다.

두 가지 상폐 사유를 해소한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코오롱티슈진은 기술특례상장이 아닌 일반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기 때문에 4년 연속 영업손실이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그 다음해에도 적자가 나면 상폐 사유가 발생한다. 2017년 상장한 코오롱티슈진은 3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임상시험 도중 상폐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초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상장관리 특례' 신청을 추진하려 했으나 인보사 사태가 터지며 없던 일이 됐다. 상장관리 특례 적용을 받으면 2022년까지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요건 적용을 받지 않게 된다. 즉 2026년까지 상폐 우려가 해소돼 안정적으로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사태와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형사재판까지 받고 있는 터라 미국 임상을 무사히 진행할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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