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공급계약 쏟아져…"반짝 성장에 그치지 않고 제품 더 알리는 게 목표"

전 세계 국가들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찾으면서 올해 진단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몇 주 사이에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34개 기업이 코로나19 진단시약 및 PCR 장비 등에 대해 수출 허가나 인증을 받았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수출 허가 및 인증 기업 8개에서 34개 기업으로 급격하고 확대됐다.

현재 RT-PCR 등 PCR 시약 수출 허가를 받은 기업은 ▲바이오니아 ▲오상헬스케어 ▲바이오세움 ▲인트론바이오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항원항체 키트 포함) ▲코젠바이오텍 ▲SML제니트리 ▲다우진유전자연구소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영동제약 ▲랩지노믹스 ▲웰스바이오 ▲젠큐릭스 ▲진매트릭스 ▲캔서롭 ▲피씨엘(항원항체 키트 포함) ▲팍스젠바이오 등 19곳이다. 또 ▲수젠텍 ▲휴마시스 ▲바디텍메드 ▲젠바디 등 4개 기업은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 수출 허가를 받았다.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정확도를 담보하고 있어 많은 국가에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약 100개 이상 국가에서 한국산 진단키트 공급에 협조 요청을 해왔다.

각 기업들은 해외 국가와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데, 하루에도 몇건씩 수출 소식이 전해진다. 며칠 만에 100억원 이상의 공급계약을 맺는 기업도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올해 진단업체들의 매출이 유례없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세계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 '반짝 매출'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랩지노믹스는 미국, 쿠웨이트, 인도 등에 진단키트를 공급하게 됐는데 계약 규모가 150억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를 체결한 것.

피씨엘도 최근 며칠 사이에 약 18억원 규모의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는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인 3,600만원의 5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바이오니아는 진단키트와 더불어 핵산추출시약, PCR 장비 등의 수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루마니아, 레바논 등에 57억원 규모의 핵산추출시약을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카타르와는 50억원 규모의 PCR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진단키트 공급계약까지 합하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절반을 넘게 된다.

이에 힘입어 바이오니아는 최근 C형 간염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공공조달기금인 글로벌펀드에 등재하기도 했다.

솔젠트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비축전략물자 조달업체로 등록됐다. 조달업체로 등록되면 미국 전역에 진단키트를 공급한다. 앞서 솔젠트는 유럽과 200만 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만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3분의 1을 달성했다. 현재 솔젠트는 미국, 필리핀, 우크라이나, 폴란드 중동 등에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솔젠트와 같이 미 FEMA 조달업체로 등록된 오상헬스케어 역시 미국과 브라질 등으로부터 총 180만명분 진단키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빠르게 수출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진단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는 언젠가 끝나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제품들로 수출 계약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반짝 수출 증가로 그치지 않고 회사와 제품력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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