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훈 저/원더박스/328쪽/14,800원

글 잘쓰는 의사, 응급의학과 곽경훈 전문의가 최악의 응급실에서 보낸 4년의 레지던트 기간을 회고하는 신간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를 내놨다.

신간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

부제는 ‘쪽팔린 게 죽기보다 싫은 어느 응급실 레지던트의 삐딱한 생존설명서’다. 저자는 유능하게 보이지만 실력을 알 수 없는 ‘미니무스 교수’가 이끄는 잉여집단인 응급의학과에서 지켜본 여러 사건들을 솔직하게 전한다.

이 책은 종군기자가 되고 싶었던 저자가 포탄이 터지는 전쟁터가 아닌 병원에서 치른 전쟁 같은 이야기다.

저자가 레지던트로 지내는 4년 동안 일어났던 '싸움'을 기록한 회고록 같기도 하고, 의료사고는 아니지만 막을 수 있었던 사망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대형병원 응급실의 생리를 고발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의 진짜 매력은 저자의 ‘글빨’로 인해 장르소설과 같은 읽는 재미를 준다는 점이다.

응급실 현장의 긴박한 상황에 대한 묘사와 인물을 대하는 시니컬함,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와 이 모든 것을 한 편의 이야기로 그려내는 구성력까지 갖췄다. 현실을 고발하면서도 한 편의 소설 혹은 메디컬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재미를 다 잡은 책이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