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김동현 교수 연구팀, 코로나19 치명률 해석 논문 JKMS에 발표
“각국 검사 능력도 치명률에 영향…확진시점과 사망까지 시차 고려해 해석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척도 중 하나로 치명률(Case Fatality Rate, CFR)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김동현 교수와 최영준 교수, 한림대임상역학연구소 정진영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치명률과 이에 대한 해석에 대한 의견을 담은 논문(Understanding and Interpretation of Case Fatality Rate of Coronavirus Disease 2019)을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30일자에 발표했다.

치명률은 코로나19 전체 환자 수를 사망자 수로 나눈 값이다. 바이러스 위험도를 보여주는 척도는 물론 감염병에 대응하는 국가의 의료 능력을 평가하는 치표로도 사용된다.

Case fatality rates in selected countries with confirmed cases and death from coronavirus disease 2019, as of March 25, 2020.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치명률은 지난 25일 기준 1.3%(누적 확진자 9,037·누적 사망자 120명)로 집계됐으며, 이탈리아 9.5%, 이란 7.9%, 스페인 6.6%, 중국 4.0%로 나타났다.

하지만 치명률 계산의 분모를 담당하는 누적 확진자 수와 분자를 담당하는 누적 사망자 수가 지속적으로 변동할 수 있는 감염병 진행 단계이므로 향후 각국의 치명률 보고는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헸다.

지난 2003년 사스(SARS) 당시에도 초기 단계 치명률은 4% 미만이었지만, 최종 9.6%로 집계된 바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표된 코로나19 치명률 보고서에서도 초기 5.8%에서 최종 1.4%로 시간이 지나면서 크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각 국가의 코로나19 검사 능력과 공중보건 대응정책 차이가 치명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했다.

코로나19 검사 능력에 따라 높은 검사 진행률을 보인 국가에서는 분모를 담당하는 누적 확진자 수가 집계되는 반면 코로나19 검사 진행률이 다소 떨어지는 국가에서는 확진자 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증상이 발현되기 전이나 무증상 감염의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분모를 담당하는 누적 확진자 수가 집계되지 않아 실제보다 치명률이 더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질병 심각도를 반영하는 정확한 치명률은 몇 주 혹은 몇 달 후 사태가 잠잠해졌을 때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며 “국가 간 코로나19 검사 능력과 공중보건대응 정책 차이를 고려할 때 최종 사망 보고서를 확인한 후 치명률 비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령층에 따른 치명률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치명률이 1.3%(3월 25일 기준)로 낮은 이유는 젊은 환자가 많아서 생긴 착시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a.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Republic of Korea, March 25, 20205; b. Adjusted to the age distribution of total confirmed cases of three countries combined.

한국의 치명률은 1.3%로 7.2%인 이탈리아보다 5분의 1 가량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연령 요인을 보정하면 한국이 2.4%, 이탈리아가 4.2%로 양 국가의 치명률 격차가 상당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치명률은 코로나19로 확진된 시점과 사망까지 시차를 고려해 신중하게 해석돼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치명률 추정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이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관찰 데이터로부터 인과적 추론을 도출해 내기 전 편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감염병 진행 단계에서의 해석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치명률을 공정하게 비교하기 위해서는 증상 발현과 사망에 이르는 시간까지의 시간을 조정한 치명률이 바람직하다”며 “체계적인 방식으로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데이터 심층 분석이 가까운 미래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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