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A 받은 제품은 모두 분자진단검사 방식…5분 만에 결과 얻는 신속키트 포함
SD바이오센서·PCL 포함 38개 항원항체검사 키트도 미국 내 사용 가능…FDA "검증은 안 해"

미국에서 지금까지 20개 업체가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의 발표와 달리 국산 진단키트는 아직 EUA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9일 FDA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지난 27일(현지시간)까지 총 20개 업체의 진단키트가 EUA를 받았다. 2월 4일 CDC(미 질병관리본부)에 이어 29일 뉴욕주 보건부 워즈워스 센터(Wadsworth Center)의 코로나19 RT-PCR 진단키트를 긴급사용승인했다.

3월부터는 민간 기업 제품으로 긴급사용승인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3월 12일 로슈(Roche)를 시작으로 13일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16일 홀로직(Hologic), 랩콥(LabCorp), 17일 퀴델(Quidel Corporation), 퀘스트(Quest Diagnostics), 18일 애보트(Abbott), 19일 다이아소린(DiaSorin), 젠마크(GenMark Diagnostics), 20일 프라이머디자인(Primerdesign), 세페이드(Cepheid), 23일 바이오파이어(Biofire Defense), 메사(Mesa Biotech), 24일 퍼킨엘머(PerkinElmer), 25일 아벨리노랩(Avellino Lab), 26일 베이징 게놈 연구소(BGI Genomics), 27일 애보트, 루미넥스(Luminex Molecular Diagnostics)가 승인 목록에 올랐다.

20개 제품은 모두 분자진단검사 방식이며, 이중 20일과 23일, 27일 각각 승인을 받은 세페이드의 'Xpert Xpress SARS-CoV-2'와 메사의 'Accula SARS-Cov-2 Test', 애보트의 'ID NOW COVID-19'은 검사실로 검체를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진단이 가능한 신속진단키트다. 세페이드는 45분, 메사는 30분 만에 진단이 가능하며 가장 최근 승인을 받은 애보트 진단키트는 자체 개발한 소형 기기를 이용해 양성 결과는 5분 만에, 음성 결과는 13분 만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외교부는 지난 28일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 세 곳의 제품이 미국 시간으로 27일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 절차상 사전승인을 획득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하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국내 제품은 승인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도 외교부의 '사전승인' 의미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혼란이 커지자 외교부는 "FDA가 Pre-EUA 번호를 부여했다는 의미로 미국에 제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미 국내 일부 기업은 외교부의 발표와 관계없이 진단키트 수출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FDA는 코로나19 진단제품이 정식 허가를 받기 전에 미국 실험실 표준인증인 클리아(CLIA) 인증을 받은 연구소 등에서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솔젠트 등 일부 기업은 이 루트에 따라 미국 수출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FDA가 항원·항체를 이용한 면역혈청검사 진단키트에 대해서도 사용이 가능토록 허용함에 따라 국내 제품의 수출길이 더 넓어졌다. FDA는 지난 16일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하며 면역혈청검사 방식의 진단키트에 대해 몇 가지 규정을 지킨다면 개발 및 사용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6일 FDA는 이 방식을 사용한 진단키트를 제공한다고 FDA에 알려온 기업 및 연구소 32곳의 38개 제품 목록을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미국 내에서 사용 및 유통이 가능하다. 여기엔 국내 업체인 피씨엘와 SD바이오센서의 제품도 포함돼 있다.

다만 FDA는 "EUA를 진행하지 않을 면역혈청검사 진단키트에 대해 FDA가 검토한 바는 없다"고 강조하며 이들 진단키트에 대해 EUA 심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FDA는 "이 진단키트를 통해 음성이 나왔더라도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분자진단검사를 통한 후속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이 방식을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유일한 근거로 사용해선 안 된다. 양성 결과가 나오더라도 과거 혹은 현재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고 명시했다. FDA는 이러한 문구를 시험 보고서에도 포함하도록 했다.

또 이 제품들은 FDA 가이드라인에 맞춰 소규모 클리닉이나 지역 실험실 등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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