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학회·질본,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54명 데이터 JKMS에 발표
증상 발현 후 사망까지 평균 10일…평균연령 75.5세·남성 61.1% 차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국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7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확진자에서 사망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감염학회는 코로나19 사망과 관련된 치명적인 사례와 사망사례 특징, 증상발병에서 사망시간까지 생존기간 등을 분석한 내용(Analysis on 54 Mortality Cases of Coronavirus Disease 2019 in the Republic of Korea from January 19 to March 10, 2020)을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2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7,153명에 도달했던 지난 10일 보고된 사망자 5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첫 번째 사망은 지난 2월 19일 발생했으며, 다음 날인 20일 보고됐다. 이 환자는 104번 환자였다. 사망 후 코로나19로 진단된 첫 사례는 지난 2월 21일 전체 확진자수가 204명에 도달했을 때 관찰됐다.

코로나19로 확진판정 후, 자가격리 중 사망한 첫 번째 사례는 2월 27일 전체 확진자 수가 1,766명에 도달했을 때 발생했으며, 지난 4일 기저질환이 없는 확진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총 확진자수는 5,328명에 이르렀다.

완치 후 격리해제 된 확진자는 총 7,513명 중 24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3월 1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의 치명률(CFR, case fatality rate)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치명률은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시 평균 연령은 75.5세로 남성이 33명으로 61.1%를 차지했다.

CFR의 성별차이는 60세 이상 노인그룹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치명률은 고령에서 더 높았고, 비슷한 연령 그룹을 비교할 때 유사한 결과가 관찰되는 것이 확인됐다.

그리고 90.7%인 49명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주로 고혈압과 심장질환, 당뇨병, 신경질환(치매 및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면역저하 환자는 8명, 암 환자 7명, 신장이식 수용자 1명으로 조사됐으며, 정신질환자는 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신질환자 7명은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감염 후 증상이 발병해 사망까지 생존기간도 분석했다. 연구팀은 환자 데이터 가운데 이용 가능한 31명 환자(57.4%)의 증상발현 시기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생존기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증상 발생부터 사망까지 평균 10일(사분위수 범위 5~12일)로 조사됐다.

증상이 발현해 사망에 이르는 기간은 성별과 연령 간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28명)와 없는 환자(3명)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없던 환자 3명은 증상 발현 후 10일까지 생존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유행이 시작되면서 발생한 세계 각국의 치명률 사례도 분석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연령 분포는 20대와 50대에서 정점을 찍어 ‘M'자 형태를 나타내는 반면 중국의 경우 50대에 저점을 찍은 종모형 형태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에서는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고령층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70세 이상 고령 확진자는 젋은 확진자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고 남성은 여성에 비해 치명률이 더 높았다”며 “갑자기 숫자가 증가하자 치명률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가장 중요한 전략은 중증환자를 초기 단계부터 세심하고 적절한 분류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의 역량을 유지하고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관련 사망률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사망률 사례 분석에 대한 추가 연구가 수행돼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는 2020년에 중대한 세계 보건 위협을 가한다.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나 백신 없이는 어렵지만 여러 측면에 지속적으로 대응책을 적용해 사망률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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