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 문제로 전공의는 물론 의대생들도 혼란
로펌에 ‘수련규칙표준안 개정안’ 자문 의뢰…만반의 준비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2달째 열리지 않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수련규칙표준안 개정과 전공의 수련 현안 해결을 위해 불을 지피고 나섰다.

대전협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의료계 내 회의나 학회 등 모임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수련환경 개선 및 전공의의 지위 향상을 다루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도 일시 정지된 상태다.

특히 제2기 수평위 본회의가 지난 1월 31일 처음 개최된 이후 2달째 열리지 않게 되면서 지난 1기 수평위에서 논의됐어야 했던 서울대병원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 사태를 비롯한 전공의 수련 관련 현안이 해결되지 못하면서 전공의는 물론 의대생들까지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게 대전협의 지적이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 관련해 서울대병원 뿐 아니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모두 걸려 있어 의대 학부모들이 대전협에 연락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전협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한 상황이지만 더 이상 현안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제2기 수평위가 재개되길 기다리며 수련규칙표준안을 비롯한 전공의 수련 관련한 불합리한 규정 손보기에 나섰다.

대전협이 제시한 수련규칙표준안 개정안(가안)에는 ▲임신전공의 및 배우자 출산휴가 조항 신설 ▲당직비 관련 독소조항 삭제 ▲중환자실 근무에 따른 평균 당직일수 수정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인턴 평가 문항 공개 및 평가방법 개선 ▲전공의 선발 시험 전형 조정 및 선발 과정 투명화 등을 제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전공의들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의료 최전선을 지켰다 그 과정에서 수련환경 빈틈 역시 더 잘 볼 수 있었고 이를 개선하고자 한다”면서 “1만6,000명 전공의들의 의견을 듣고자 이메일과 문자로 그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복지부 관계자와 의사로만 구성돼 있는 수평위 위원 구성에 변화가 없다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방향도 달라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전협은 수련규칙표준안 개정안에 대해 로펌 두 곳의 검토를 받았으며, 세 번째 로펌에 자문을 의뢰한 상태다.

박 회장은 “수평위 위원은 복지부 관계자와 의사로만 구성돼 있어 법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다”며 “직접 법률 자문을 받고 이를 근거로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수평위 본회의에 의사 출신 변호사 혹은 의료법 전문 변호사가 있다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대한의학회장, 대한병원협회장이 바뀌더라도 수평위 위원 구성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수평위 방향 역시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2기 수평위 바닥을 보여주며 끝났던 지난 1월 첫 번째 본회의처럼 시간 부족, 안건에 대한 이해 부족을 핑계로 회의가 졸속으로 끝나지 않게 모든 위원이 진지한 자세로 회의를 준비해오길 기대한다”며 “대전협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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