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Rxiv 사이트에 경증-중등도 코로나19 환자 대상 4상 ELACOI 연구 결과 게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애브비의 HIV 치료제 '칼레트라(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가 중증에 이어 경증 및 중등도 코로나19 환자에서 치료 혜택이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정식 출판 전 논문을 사전 게재하는 'medRxiv' 사이트에는 최근 중국 연구진들이 경증-중등도 코로나19 환자에서 진행한 4상 임상 ELACOI 연구 결과가 실렸다.

해당 임상시험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증-중등도의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HIV 치료제 '칼레트라', 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비돌(성분명 우미페노비르)'과 '비투여군'으로 나눠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평가했다.

총 44명의 환자 중 21명은 칼레트라 투여군, 16명은 아비돌 투여군, 7명은 비투여군에서 치료를 받았다. 대상 환자들의 기저 특성은 유사했다.

그 결과 칼레트라 투여군의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음성 전환 기간 중앙값은 8.5일, 아비돌 치료군에서 7일, 비투여군에서 4일로 나타났으며,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P=0.751). 또한 7일차와 14일차 음성 전환율 역시 칼레트라 치료군에서 각각 42.9%와 76.2%, 아비돌 군에서 62.5%와 87.5%, 비투여군에서 71.4%와 71.4%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밖에 해열, 기침 완화, 흉부 CT상의 개선 혹는 임상 상태의 악화율 모두 세 그룹간에 통계적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칼레트라 투여군에서는 5명(23.8 %)의 환자가 추적기간 동안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아비돌 혹는 비투여군에서는 명백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칼레트라 혹은 아비돌 단독요법은 경증-중등도 코로나19에서 임상 경과를 개선시키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칼레트라는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해당 연구는 샘플 크기의 한계로 인해 향후 추가 검증이 필요한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칼레트라 효과에 대해서는 지난 18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중국 연구진의 '중증 코로나19 입원 환자 대상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총 199명의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칼레트라 치료는 기존 표준치료 대비 유의미한 치료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28일차 사망률 역시 칼레트라 투여군에서 19.2%, 표준치료군에서 25%로 유사했으며, 다양한 시점에서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는 환자의 비율도 비슷했다"고 결론졌다.

하지만 해당 연구가 증상 발현 후 무작위 배정까지의 기간이 평균 13일로, 이미 바이러스 방출이 거의 끝나가는 환자를 대상으로 해 항바이러스제의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증상 발생 12일 이내에 치료 받은 환자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상 개선까지의 기간이 짧았고, 그 외 비교적 대조군 대비 낮은 사망률(19% 대 25%)과 짧은 집중치료시설(ICU) 재원기간(6일 대 11일), 퇴원까지의 기간(12일 대 14일) 등을 고려하면, 좀 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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