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칼레트라 특허권 행사 포기 선언…길리어드 렘데시비르 동정적 사용 일시 중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 상황에 접어들자 대안적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칼라트라'와 차세대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 제조사가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HIV 치료제 '칼레트라(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개발사 애브비는 최근 코로나19가 팬데믹에 접어듦에 따라 치료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는 칼레트라의 글로벌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치료대안으로 사용되던 '칼레트라' 수급이 어려워지자 인도나 동남아시아에서 암암리에 생산되고 있던 제네릭 사용을 용이하게 하게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애브비의 칼레트라 특허권 포기 결정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칼레트라는 개발된 지 20년이 된 치료제로, 이미 특허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가, 개발도상국을 제외하곤 적응증인 HIV 치료에서 활발하게 쓰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HIV 치료 패러다임은 개선된 효과와 안전성을 가진 통합효소억제제(InSTIs) 중심으로 변화했다. HIV 시장 또한 InSTIs 제제를 보유한 길리어드와 GSK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애브비가 발표한 2019년 매출보고서에 따르면, 칼레트라의 연간 매출은 약 2억8,300만 달러로 애브비 전체품목 실적인 332억6,600만달러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편에선 여전히 매출이 나오고, 특허권도 살아있는 제품을 포기한 것은 '과감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전망의 이유 중 하나는 길리어드가 애브비와 정반대의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길리어드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본격 개발을 시작한 '렘데시비르'의 동정적 사용 제공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에서 환자가 폭증하며 최근 며칠 동안 렘데시비르 사용 요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여기서 중증 코로나19를 가진 18세 미만 어린이와 임산부의 경우는 예외로 뒀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다 실패한 후보물질이다. 지난 1월 미국 코로나19 환자에서 동정적 사용으로 투여 하루 만에 증상 완화 효과를 나타내며 주목받기 시작해, 현재는 한국을 포함한 미국, 중국 및 여러 국가에서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으로 주목 받자, 동정적 사용에 대한 약물 지원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허가 과정에서 신속심사를 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보장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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