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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교인 검체 채취 자원한 개원의…"누군가는 해야 할 일"[코로나19 전사들⑥]원주시의사회 김길수 회원 "막연한 두려움 있었지만…"
이틀간 신천지 교인 246명 검체 채취…“공공기관 인력만으론 지역사회 방역 힘들어”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0.03.03 12:36
  • 최종 수정 2020.03.0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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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지난 1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된 후 시작된 신종감염병 사태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완치된 환자가 수십명에 달하지만, 신천지예수교회와 청도대남병원을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의료 인력난이 심각해 군의관, 간호사, 공중보건의사 등이 차출되고 있다. 장기전으로 가면 의료진의 체력소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이에 현장에서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진을 통해 신종감염병을 극복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지난달 28일 강원도 원주시는 그야말로 초비상이었다. 원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환자는 신천지 교회 신자였다. 원주시 신천지 교인이 5,000명 이상인 점을 감안했을 때 자칫 대구와 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원주에서 운영되고 있는 선별진료소는 ▲세브란스원주기독병원 ▲원주의료원 ▲원주시보건소 등에 불과하다. 기존에 운영되던 곳의 인력을 빼 별도로 신천지 교인들에 대해 조사하기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원주시는 28일 저녁, 첫 번째 확진자가 예배를 본 신천지 태장동 학생회관의 교인들 대한 검체 채취를 원주시의사회에 요청했다. 원주시의사회는 긴급하게 검체 채취에 나설 회원들을 모집했고 의사 5명이 여기에 지원했다.

검체 채취는 신천지 태장동 학생회관 주차장에서 이뤄졌는데 의료진은 텐트나 천막을 설치하지 않고 야외에서 책상만 두고 시행됐다. 검체 채취는 의사 한 명에 보건소에서 나온 간호사와 행정직 등 5~6명이 팀을 꾸려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됐다. 한 팀은 3시간 가량 검체 채취 업무를 담당했다.

차량이 있는 사람들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자동차 이동형)으로 검체를 채취했으며 차량이 없는 사람은 도보로 진료소를 방문케 했다.

원주시의사회 회원들이 이틀 동안 검체를 채취한 수는 첫 번째 확진자가 나왔던 신천지 교회 교인 246명이다.

방호복을 입고 있는 김길수 회원(사진제공: 원주시의사회 김길수 회원)

원주시의사회 김길수 회원도 자원해 검체 채취 업무에 참여했다. 사실 그는 주말에 대구로 내려가 의료 지원에 나설 생각이었다. 하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망설이던 중 원주에서 검체 채취를 할 의사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곧바로 지원했다.

김길수 회원은 “사실 지난 주말 동안 대구를 가려고 했다. 하지만 원주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일단 내가 사는 곳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하게 됐다”면서 “특히 (대구에 가는 걸)가족이 반대했다. ‘절대 안 된다’고 하다가 원주에도 의료지원이 필요하고 요청이 오니 ‘그럼 차라리 원주에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회원은 이어 “(교인들을 검사하는 데)그렇게 어려운 건 없었다”면서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나온 상황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반발도 없고 협조도 잘했다”고 했다.

다만 방호복 부족 문제가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원래는 환자 한 명당 보호복을 하나씩 갈아입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상황이 그렇게 안 된다”면서 “대구처럼 알코올을 뿌리고 열 명 단위로 끊어서 갈아 입었다. 물리적으로 피곤하기는 했지만 대구처럼 계속 입고 있는 것도 아니고 3시간씩 돌아가면서 하다보니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무리 의사라도 감염 위험이 없을 수는 없는 법. 그도 검체 채취에 나설 때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이성적으로 보호장구를 잘 착용하고 조심해서 검체를 채취하면 감염 위험은 거의 없다는 건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은 있었다. 인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래도 누군간 해야 할 일이었고, 우리 가족이 사는 곳이기에 빨리 확진자를 찾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면서 “이런 위기상황에서 지역의사회가 협조를 안 하면 공적인 인력만으로는 방역이 힘들다. 이럴 때 서로 협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광석 기자  ck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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