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코로나19 유전자 서열 규명 후 첫 임상시험용 백신 생산까지 42일 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치료제로는 길리어드 '렘데시비르'가 가장 근접했다면, 개발 중인 백신 중에선 모더나(Moderna)의 'mRNA-1273'이 첫 코로나19 예방백신이 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mRNA-1273'은 미국의 백신 개발 전문회사인 모더나와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함께 디자인해 개발한 후보물질이다.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는 그 이전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진들과 함께 코로나19 표면의 스파이크(S) 단백질 구조를 밝혀낸 바 있는데,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도 이 S 단백질이 인간 세포와 결합해 바이러스가 인체 내 유입되는 원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프로세스가 중단되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거나 느리게 할 수 있다.

당시 중국의 과학자들이 글로벌 데이터베이스에 코로나19의 유전자 분리체를 공유했고, 미국의 연구자들은 곧바로 이를 활용해 S 단백질 구조를 밝혀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통상 S 단백질은 바이러스와 세포막을 융합시켜 대규모 재배열을 겪는데, 연구진은 바로 이 세포를 감염시키기 전 단계인 '융합 전 형태(prefusion conformation)' S 단백질이 백신에 의해 유발된 감염-차단 항체의 표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는 이 사실을 바탕으로 모더나와 함께 안정화된 '융합 전 형태'인 S 단백질을 발현하도록 지시하는 mRNA 백신 설계에 돌입한 것이다.

그렇게 개발된 백신 후보물질이 바로 'mRNA-1273'이며, 모더나는 감염병대비혁신연합(Center for Epidemic Preparedness and Innovations, CEPI)으로부터 'mRNA-1273' 개발에 자금을 지원 받았다.

하지만 감염병대비혁신연합으로부터 백신 개발 자금을 지원 받은 업체는 모더나만이 아니다. 총 4개 주체가 지원금을 받았으며 그중에는 대표가 재미한국인으로 알려져 국내 언론의 관심을 받은 '이노비오(Inovio)'도 포함됐다. 이밖에 '퀸즐랜드대학교(the University of Queensland)'와 '큐어백(CureVac)' 등이 백신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이 세계 최초로 임상시험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모더나는 최근 미국국립보건원에서의 1상 임상시험을 위해 자사가 개발한 'mRNA-1273'의 임상시험용 물량을 미국으로 보냈다고 발표했다. 이 임상시험은 4월 말 마무리 돼, 7~8월 중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후 'mRNA-1273'의 빠른 개발 속도에 관심이 모아졌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다수의 3상 임상시험을 개시하며 유망한 치료제로 떠오른 '렘데시비르' 역시 4월 결과 발표를 예고한 바 있다. '렘데시비르'의 경우 애초에 길리어드가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후보물질이었기 때문에 빠른 임상시험 일정이 가능했다.

하지만 'mRNA-1273'은 처음부터 코로나19를 겨냥해 새롭게 만든 백신 후보물질임에도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규명 후 첫 임상시험용 백신 생산까지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모더나에서 기술 운영 및 품질 분야에 최고책임자를 맡고 있는 후안 안드레스(Juan Andres)는 "모더나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감염병대비혁신연합의 협력으로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규명한 지 42일 만에 임상 배치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또한 노우드(Norwood) 제조시설이 없었다면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유연한 작업을 가능케 하고, 임상 등급 표준에 충족하는 고품질 백신을 제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메사추세츠 노우드에 위치한 모더나의 제조시설은 백신 및 치료제를 포함한 모더나의 포트폴리오를 제조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더나는 이 제조시설에서 임상시험을 위한 100개 이상의 배치를 생산 및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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