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사망한 국내 환자의 64%가 경북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발생하면서 정신의학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신질환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적절한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 모르겠다는 걱정이다.

26일 오전 9시 기준 청도대남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는 113명으로, 간호사 4명 등 직원 9명과 일반병동 환자 2명을 제외한 대부분 정신병동 환자들이다. 사망자 7명도 정신병동에 장기 입원했던 환자들이었다.

확진환자 중 23명은 국립중앙의료원, 부산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안동의료원 등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현재 청도대남병원에 코호트 격리돼 있는 환자는 83명이다.

정부는 청도대남병원에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진 20명, 공중보건의사 4명,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을 파견했다.

하지만 정신의학계는 정신질환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구체적인 치료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날 “환자 80여명에 대한 안전 확보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학회로서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상태”라며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이 과연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에 적합한 공간인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의학회는 “청도대남병원 상황을 브리핑을 통해 소상히 알려 달라. 어려움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알리고 민간에도 협조를 요청해 달라”며 “민간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구성한다면 학회도 인력 파견과 모금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신의학회는 이어 전문의료기관 이송체계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 등 국립정신병원에 부족한 내과 전문의 등을 파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충분하지만 내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정신의학회는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증상 발생 시 전문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체계를 적극적으로 마련해 달라”며 “최대한 빨리 환자를 적절한 치료기관으로 이송해 달라. 이를 위해 국립정신병원 등에 내과 전문의와 의료진을 파견하고 장비를 확보해 달라. 이런 대책은 국가적 결단으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던 환자는 103명이며 이들 중 81.6%인 84명이 의료급여 수급권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