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사들③]대구 파견 공보의 A씨 “지침 계속 바뀌어 혼란"
3차 파견 합해 120여명 근무 중…"가족들 걱정 알지만 맡은 바 최선 다 할 것”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지난 1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된 후 시작된 신종감염병 사태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완치된 환자가 수십명에 달하지만, 신천지예수교회와 청도대남병원을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의료 인력난이 심각해 군의관, 간호사, 공중보건의사 등이 차출되고 있다. 장기전으로 가면 의료진의 체력소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이에 현장에서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진을 통해 신종감염병을 극복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한 광역시도에서 공보의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대구로의 2차 파견 이야기를 듣게 됐다. 지자체들이 관내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보의 중 2명씩 차출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한 뒤 하루 만인 22일 오전이었다.

차출 요청 소식에 자원하기로 결심한 공보의 A씨는 곧바로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22일 대구로 향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재 대구로 차출된 공보의는 총 120여명이다. 공보의 차출은 3차에 걸쳐 이뤄졌으며 1차(21일) 20여명, 2차(22일) 70여명, 3차(24일) 30여명이다.

대구로 차출된 공보의들 대부분은 보건소에 파견돼 감기증상 등을 호소하며 선별진료소를 찾는 유증상자에 대한 검체 채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자가 격리 통보를 받거나 신천지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들은 공보의들이 직접 찾아가 검체 채취 및 진료를 하고 있으며, 하루 30가정을 방문하기도 한다. 확진자와 접촉을 안했거나 신천지 교인 및 그들의 가족들은 보건소나 의료기관 등으로 불러 진료를 보고 있다.

문제는 공보의들이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검체 채취 등의 업무를 하고 있어 짧은 시간 근무를 하더라도 엄청난 피로감이 다가온다는 점이다.

또 공보의들이 투입될 당시 보건소 등에 근무 매뉴얼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고 대구지역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지침이 계속 바뀌어 어떤 사람까지 검사를 해야 하는지 불명확한 점도 혼란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공보의들의 근무시간은 각 보건소마다 지침이 달라 일괄적으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대부분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교대근무를 하는 곳은 24시간 2교대 체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는 대부분 각자 해결하고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건소나 시청에서 지급되는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로 해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일하는 공보의들에게 하루에 지급되는 수당은 ▲업무장려활동금 ▲일비 ▲식비 ▲숙박비 등을 합해 14만5,000원 선이다.

대구 파견 소식을 들은 가족들의 불안함도 공보의들의 마음 한 쪽에 짐으로 남아있다.

공보의 A씨는 “가족들에게 ‘대구로 파견 명령이 떨어졌다’고 하니까 ‘왜 니가 가냐’고 걱정을 많이 하셨다”면서 “지금도 계속 걱정을 하고 계신데 현지 상황을 주기적으로 알려드리며 안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견된 공보의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의료계 관계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A씨는 “파견된 공보의가 전부 자발적으로 온 건 아니다”라며 “그래도 대한의사협회, 지역의사회 등에서 많이 도와주시고 정부도 많이 도와주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파견된)공보의들이 업무를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사실 불편한 것도 많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를 감안하고 업무를 하고 있다”면서 “맡은 바 최선을 다 하겠다. 모든 공보의들이 별다른 사고 없이 자기 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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