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칼레트라'·'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관리 나서…정은경 본부장 "현재까진 이상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HIV 치료제 '칼레트라(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알려진 치료제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고 있는 칼레트라나 말라리아 치료제의 수급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 확산되기 전인 13일 '칼레트라' 7944명분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38만명분의 국내 재고를 파악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정 본부장은 "중증 환자나 소아 환자에서의 치료를 대비해 식약처와 함께 희귀의약품센터 통해 '칼레트라 시럽제'를 추가로 구매했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약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며 일부 지역별로 약품 배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끔 수급 관리를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최근 코로나19 중암임상TF(현재는 코로나19 중암임상위원회로 격상)가 발표한 '코로나19 치료원칙'에서 항바이러스 치료에 권고되고 있는 대표적인 약제다.

중암임상TF는 "환자가 건강하다면 특별한 치료법 없이 자가면역 치유가 가능하겠지만,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혹은 비교적 중증의 환자에서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며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가급적 빠르게 투여를 시작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도움이 된다" 권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칼레트라' 1일2회 2정씩 복용하는 방법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1일 400mg 투여 요법을 제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에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지난 1월 4일 치료분부터 소급해 보험급여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인터페론(페그 인터페론 포함) 제제', '리바비린', '면역글로불린 G', '오셀타미비르', '자나미비르', '항생제' 등이 급여 적용되고 있지만, 해당 약제들은 단독 사용이나 특정 증상에 따른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인터페론(페그 인터페론 포함) 제제는 단독사용이 권고되지 않으며, 리바비린은 단독투여 및 일차약제로 권고되지 않는다. 면역글로불린 G 제제는 패혈증 또는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일 경우 권고되며, 오셀타미비르와 자나미비르는 인플루엔자 감염이 합병되었거나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에 권고된다. 마지막으로 항생제는 세균성 감염이 동반되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에 권고된다.

때문에 하루가 다르게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1차 치료에 사용 가능한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수급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HIV 치료제인 '칼레트라'는 한국애브비가 국내에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의 '칼레트라' 공급에 대해 애브비는 "칼레트라는 HIV-1 치료제다. 사스나 메르스에서 칼레트라의 입증되지 않은 임상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외부 연구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칼레트라의 임상적 효과를 연구 중에 있다"며 "당사는 HIV 환자들에게 칼레트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으며, 또한 이번 사태로 긴급한 환자의 (실험적) 치료를 위한 공급 요청에 대해서도 정부 및 WHO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이미 물질특허가 만료돼 전세계에 제네릭이 출시돼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피엠지제약, 에리슨제약, 명인제약, 한림제약, 비씨월드제약 등이 보험급여 등재돼 공급 중이다. 때문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수급 우려는 크지 않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약가 면에서도 장점을 갖고 있다. '칼레트라'는 권고 용법인 1일 4정의 경우 하루 1만7544원의 약제비가 소요된다. 하지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1일 400mg 투여에 500원 미만대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로 기인한 폐렴 치료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이 등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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