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에 음압부검실 있어…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직접 사인은 코로나로 추정”

숨진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된 환자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보건당국이 부검을 고민하고 있다.

2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새벽 숨진 65세(1957년) 남성 A씨는 충북 청도대남병원 정신과폐쇄병동에 장기입원해 있던 환자다.

A씨는 10세에 조현병이 발병했으며 오랫동안 만성폐질환도 앓았다. 청도대남병원에는 20년 넘게 입원해 있었다. 사망원인은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코로나19 중앙임상TF)’에서 의무기록 등을 검토하며 확인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중앙임상위 판단에 따라 부검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검은 강원도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있는 음압부검실에서 가능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만성폐질환이 있었던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폐렴이 생겼고 증상이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직접적인 사인은 코로나19와 연관돼 있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부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임상위의 판단을 보고 검토해 볼 생각”이라며 “부검을 할 수 있는 인프라는 갖고 있다. 부검을 해야 할 정도로 사인을 밝히는 게 필요할지에 대한 임상전문가의 검토와 법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이날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제1차 심포지엄에서 “A씨의 CT 사진을 보면 그동안 코로나 환자들이 보였던 소견과는 조금 다르다”며 “20년간 환자에 대한 몸무게 등 기록조차 없어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CT 소견상 피부 지방층 두께가 굉장히 얇아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는 중앙임상위 사무국이기도 하다.

정 원장은 “기저질환으로 폐기종이 있었고 이게 폐렴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가 한 명 나왔다고 단적으로 얘기하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청도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54세 여성 환자가 이날 오후 5시경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던 이 환자는 일반병동으로 옮겨진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이날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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