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용어정리부터 해야겠다. 인강은 ‘인터넷 강의’의 줄인 말이다. 인터넷 매체를 이용한 원격수업이다. ‘온라인 강의’라고도 한다. 현강은 ‘현장 강의’의 준말이다. 강의실과 교실 등 수업현장에서 듣는 강의다. 실강이라고도 한다.

인강은 대입시에 필요한 교과목 강의가 일반적이다. EBS(교육방송)가 교재를 판매하고 함께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와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메가스터디학원 등 대입시 학원에서 제공하는 유료 강의가 대표적이다.

메가스터디학원은 2000년 인터넷 강의를 처음 시작하면서 종로·대성학원 등 기존 대입시학원 오프라인 강자들을 무너뜨리고 사교육계에 우뚝 설 수 있었다.

2019학년도에 수능을 본 대입 수험생은 54만명이었다. 이들은 학교 교실수업을 포함한 현강에 더해 대부분 인강을 들었다.

만성 청년실업으로 늘어난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 수험생)들이 인강 열풍에 불을 붙였다. 공시족들은 꼬박 하루 8~10시간씩 책상에 앉아 인강을 시청하고 있다. 공시족은 40만명 규모다.

‘1인 미디어 시대’에 유튜브 붐은 인강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게임·음악·요리·스포츠·외국어공부·키즈·동물·자동차·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테츠가 유튜브 채널에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작년 11월 기준 국내 유튜브 이용자 수는 3122만명이었다. 전세계 유튜브 이용자 수는 19억명에 달한다.

인강은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어느 때(any time)·어느 곳(any where)에서든 시청할 수 있다. 잠을 안 잔다면 24시간 무한반복도 가능하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현강에 비해 비용부담도 적다.

인강은 무엇보다 단기 속성으로 과정을 마칠 수 있다. 정속뿐만 아니라 1.2·1.5·2.0 등으로 속도를 빠르게 조정해 선택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강 듣는 속도를 높이면 학습효과는 어떨까. 학습 전문가들은 단시간 내 학습량을 늘릴 수 있지만 학습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인강은 상호작용 없이 강사의 일방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교감할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학습동기를 확실해야 한다.

인강 속도를 배속하면 지루함을 줄이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또 같은 시간에 보다 많은 공부량을 얻어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학습 전문가들은 정속으로 2편 들을 수 있는 시간에 배속해서 3편을 들으면 성취감은 얻을 수 있지만 정작 기대했던 학습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속도를 높이면 복합적인 사고를 방해한다. 또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콘텐츠에서 배속을 높이면 행간의 의미를 놓치기 쉽다는 것이다.

버거운 내용이거나 기초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인강을 배속하면 분석·평가·판단하는 사고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얕은 공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연세휴클리닉 정신건강의학과 노규식 박사는 건강정보 팟캐스트 <나는의사다 669회 - 인강 2배 빨리 듣기, 학습효과가 있을까요?> 편에 출연, “수업을 잘 듣는 방법은 수업이 진행되면서 생각을 하는 것이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주의력이 떨어진다”며 “단순한 정보만 알면 되는 내용이라면 인강 속도를 빨리 돌려도 괜찮을 수 있지만, 난이도가 있는 내용이면 속도 배속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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