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채취·RT-PCR 결과 ‘음성’이나 흉부CT에선 ‘양성’…코로나19 확진 확률 높아
연구진 “CT 판독에서 바이러스성 폐렴 양상 보이면 자가 격리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단계에서 시행한 흉부 CT가 코로나19 조기진단에 유용하다는 연구결과가 중국에서도 나왔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첫 번째 환자인 중국인 여성에 대한 임상 증례보고 결과와도 유사한 결과라 주목된다(관련기사: ‘신종 코로나’ 1번 환자 첫 증례보고…JKMS에 실려).

특히 중국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흉부 CT 검사결과가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 결과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중남대학 제2상아병원(The Second Xiangya Hospital, Central South University) 연구진은 지난 12일 영상의학분야 학술지인 ‘Radiology'에 코로나19 확진환자의 흉부 CT와 RT-PCR 검사 결과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Chest CT for Typical 2019-nCoV Pneumonia: Relationship to Negative RT-PCR Testing).

연구진은 중국 후난지역 방사선품질관리센터(Radiology Quality Control Centre)에서 올해 1월 16일부터 2월 2일 사이에 감염증 초기 단계에서 흉부 CT와 RT-PCR를 모두 시행한 환자 167명의 흉부 CT 판독 검사결과를 분석했다.

10년 경력의 방사선전문의 2명이 흉부 CT 영상을 개별적으로 검토한 후, 합의에 의해 견해 차이를 해결하도록 했다. 이미지 판독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돼 환자에 대한 별도의 임상데이터는 제공되지 않았다.

Figure 1: Patient flowchart. Of 167 patients screened, 5 (3%) had negative RT-PCR results and chest CT findings compatible with 2019-nCoV pneumonia.

판독결과, 167명의 환자 중 5명(3%)의 CT 영상에서 바이러스성 폐렴과 일치하는 양상이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감염증 초기 단계에서 흉부 CT는 양성으로 나타난 반면 RT-PCR 검사결과는 음성판정을 받았던 환자들로, 2~8일 후 재시행 된 RT-PCR 검사에서는 모두 양성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또 환자 7명(4%)은 감염증 초기단계에서 RT-PCR은 양성이 나온 코로나19 확진환자였으나, 흉부 CT는 음성이었다. 이 중 1명만이 5일 이후 진행된 CT 촬영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155명(93%)은 감염증 초기단계에 시행했던 RT-PCR과 흉부 CT 검사 모두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확진환자였다.

흉부 CT 양성·RT-PCR 음성인 환자 5명 '임상적 특징‘은?

환자 1은 중국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62세 남성으로 6일 동안 열과 가벼운 기침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흉부 CT 검사에서 폐의 경막하 부위에 여러 개의 옅은 음영(ground glass opacity, GGO)과 종괴(parenchyma consolidation)가 보였다(Figure2).

코로나19로 추정돼 격리된 지 5일 만에 1형 호흡곤란이 발생했고, 흉부 CT 촬영 후 5일 후 진행된 검체채취 결과에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Figure 2: Chest CT imaging of patient1.A-D, CT images show bilateral multifocal GGOs and mixed GGO and consolidation lesions. Traction bronchiectasis(fat arrow) and vascular enlargement are also presented (thin arrow).

환자 2는 60세 남성으로 밀접접촉자다. 부인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39°C 고열로 병원평가를 받기 위해 의뢰됐으며, 흉부 CT 영상에서 폐의 말초부위에 다중 음영(GGO)과 종괴(parenchyma consolidation)가 보였다(Figure3).

첫 번째 검체채취에서 음성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됐으나 증상이 지속돼 8일 째 진행된 검체채취 결과 양성으로 나타나 추가 치료를 위해 입원했다.

Figure 3: Chest CT imaging of patient 2. A-D, CT images showed multi-focal GGO and mixed consolidation that most appeared at peripheral area of both lungs. The CT involvement score was 11.

환자 3은 25세 여성으로 기침과 어지러움, 전신 쇠약 증상은 있었으나 열은 없었다. RT-PCR 검사에서 약한 양성 결과가 나타났다. 환자 3의 부모는 모두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됐다.

자가 격리 이후 실시된 두 번째 검체채취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지만, 같은 시기 촬영한 흉부 CT 영상에서는 양쪽 경막하에 음영이 보이는 바이러스성 폐렴 양상이 나타났다. CT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세 번째 검체채취 결과 양성으로 확진됐다.

Figure 4: Chest CT imaging of patient 3. A-D, CT images showed bilateral subpleural bandlike areas of GGO compatible with viral pneumonia.

환자 4는 지속되는 열로 병원에 입원한 66세 남성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와 접촉한 이력이 있어 감염위험이 높았다. 검체채취와 RT-PCR 결과 음성이었으나, 동시 진행된 CT 검사결과에서는 양쪽 폐 경막하 부위에 바이러스성 폐렴 양상을 보이는 음영이 나타났다.

이에 능동감시 대상자로 자가 격리 됐으며, 격리 기간 동안 검체채취 결과 양성으로 나타났다.

환자 5는 지속되는 열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우한으로 여행이력이 있는 29세 남성이다. 흉부 CT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의심되는 양쪽 폐 경막하 부위에 음영과 종괴가 보였으며, 두 번의 RT-PCR 검사결과 음성이었다.

자가 격리된 환자 5는 CT 검사 후 8일 만에 검체채취 결과 양성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연구진은 초기 RT-PCR 검사결과 음성이더라도 우한 여행이력이 있거나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감염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흉부 CT 판독결과가 폐렴과 유사한 방사선학적 특징이 나타난다면 검체채취를 반복하고 환자를 격리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모든 환자가 첫 번째 CT 스캔에서 코로나19 폐렴의 방사선학적 특징이 나타났고 자가 격리 기간 동안 검체채취 결과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며 “5명의 환자 사례를 검토한 결과 CT 결과가 코로나19 조기진단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검체채취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진단키트 부족으로 늘어나는 환자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며 “RT-PCR 검사도 실험실 오류나 불충분한 바이러스 물질로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대부분 사례는 음영과 종괴가 보이는 CT 영상과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며 “바이러스성 폐렴의 CT 특징은 RT-PCR 결과 음성이더라도 코로나19 감염을 강하게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때 검체채취를 반복하고 환자 격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