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회장선출 위한 대의원총회 개최…5일 이사회 열어 논의했지만 결론 못내려
행사 자제령 떨어진 병원간호사들 "답답"…“감염병 대응 소극적” 지적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여파로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하고 연수교육 등 의료계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간호협회가 오는 19일 정기대의원총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이번 대의원총회에서는 회장 선출안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와있다. 그러나 차기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신경림 회장이 유일하다. 사실상 재선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무리하게 총회를 개최할 이유가 없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특히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행사 참여 자제령을 내리고 있는 데다 간협 산하 병원간호사회조차 행사를 잠정적으로 연기한 바 있어 간협의 이같은 방침에 답답해하는 회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간협은 현재로서는 총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간협은 지난 5일 대표자회의를 열어 대의원총회 개최시기 조정 여부를 논의했지만 당초 예정했던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의원총회까지 10여일 남은 상황이지만 당분간 확산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간협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대의원총회 시기 조정을 해야 하지 않느냐 이야기가 있었는데 워낙 중대한 일정이다 보니 쉽게 변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 사태 추이를 지켜보다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행사 참여를 자제하도록 방침을 내리고 있어 대의원총회 참여가 어렵다는 얘기들도 있지만 성원이 어려운 건 아니다”라면서 “중앙회 총회 이후 지부 총회가 이어져 있어 일정이 밀리면 복잡해진다. 가능하면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이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관찰하고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간호계 내부에서는 대의원총회를 두고 간협이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기관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뿐 아니라 의료진들이 모이는 내부 행사도 무기한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초기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간호사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및 행사를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지부 간호사회 한 관계자는 “대학들도 개강을 연기하고 총장취임식은 물론 입학식, 졸업식 모두 취소된 상황인데 간협에서는 대의원총회 개최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협회가 간호사를 대표해 국가적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고 앞장 서야 하는데 지지부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의료인이기 때문에 일체 모임 장소에 가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만약 이대로 대의원총회를 연다고 하더라도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며 “간호부장이나 간호부원장 등이 대의원들인데 이런 시국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신경림 회장의 재임이 사실상 확실한 만큼 간협이 대의원총회 개최 일정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지부 관계자는 “이번 대의원총회는 임원 선거고 신 회장의 재임을 위한 자리다. 단독 출마한 만큼 당선이 확실한 것 아니냐"면서 "그런 자리를 취소하지 않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의원들의 참석 여부를 떠나 대의원총회를 취소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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