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배 교수 “우리나라 수련비용 지원 거의 없어…의사 양성비용 분담 논의할 사회적 논의체 필요”

의사 한명을 양성하는데 적게는 5,559만원에서 많게는 7,762만원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전문의 한 명을 배출하기 위해선 최대 1억8,79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양은배 교수팀은 5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의사양성 비용 추계 및 공공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의사양성은 국가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의료적 관점에서는 수련환경의 질 및 환자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경제적 관점에서는 의학교육 시장의 외부효과 및 의사의 사회적 수익과도 관련돼 있다.

하지만 의학교육에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산출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며, 의사양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의사 양성 비용 추계 모형을 개발하고, 의사 양성 단계별로 교육수련 비용을 추계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의사 양성 단계를 교육과정의 특성, 교육주체 등을 고려해 기본의학교육 단계(의예과 포함)와 졸업 후 의학교육 단계(인턴, 전공의)로 구분했다.

그리고 의사 양성 비용 분석 모형과 관련해 기본의학교육 단계는 교육원가 개념을 적용하고 비용 구분은 대학 회계 규정에 근거해 인건비(교수, 직원 등), 교수·학습활동경비(연구비, 학생경비, 장학금 등), 관리운영비(시설, 일반관리비, 운영비 등)로 세분화했다.

졸업 후 의학교육 단계는 표준교육비 개념을 적용하며, 비용 구분은 직접비(지도전문의, 전공의, 의국비, 교육수련부)와 간접비(관리운영비, 기회비용) 등으로 분류했다.

이러한 모형에 기초해 기본의학교육 단계는 총 네 가지의 산출식을, 졸업 후 의학교육 단계에서는 단일 산출식을 도출했다.

의사 양성 단계별 비용 추정 결과, 기본의학교육 단계(국립 7개·사립 12개교 등 19개 의과대학 분석)의 학생 1인당 교육비용은 최소 5,412만9,000원, 최대 7,762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졸업 후 의학교육 단계(총 4개 수련병원의 5개 수련과목 분석)의 인턴 1인당 수련비용은 최소 5,559만4,000원, 최대 9,395만2,000원, 전공의 1인당 진료과 평균 수련비용은 최소 1억1,118만8,000원에서 최대 1억8,790만3,000원으로 산출됐다.

다만 의사 양성 단계별 비용은 교육기관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연구팀은 “기본의학교육 단계의 의사양성 비용의 공공지원 사례와 관련해 캐나다, 미국, 영국을 중심으로 살펴봤을 때 주로 장학금 및 생활비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주거나 학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공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공의에 대한 지원은 국가부담, 국고부담, 메디케이드, 민간의료보험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전공의 수련비용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고, 대부분 병원에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팀은 “우리나라에서도 그간 의사 인력 양성 예산 항목 생성, 교육(수련)기관의 의사 양성 교육 및 수련에 따른 비용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건강보험 수가가산, 국민건강증진기금의 활용 등 다양한 재원 확보 방안이 논의돼 왔다”면서 “이러한 논의를 현실화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사 양성 비용 분담을 위한 사회적 논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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