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 심리 절차 개시…6월 예비판정으로 사실상 판가름 날 듯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수년째 벌이고 있는 싸움을 종결지을 미국 재판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4일(현지시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소송에 대한 심리(Hearing)를 시작했다. 이번 심리는 7일까지 진행된다.

심리는 지금까지 제출된 증거 및 전문가 보고서를 토대로 양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판사 앞에서 구두로 진술하는 절차로, 판사가 판결을 내리기 전 이뤄지는 사실상 마지막 절차다. 물론 심리 중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심리 후 서면으로 반박할 기회가 남아있다.

앞서 ITC가 실시한 증거개시에서 양측은 서로의 균주에 대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전문가 감정을 진행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각자 선임한 전문가들의 보고서를 포함해 5명의 감정 보고서가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분석 결과에 대해 상반된 주장이 담기면서 양측은 계속 평행선을 걸었다. 메디톡스 측 폴 카임 노던애리조나대 교수는 단일염기다형성(SNP) 분석을 통해 '대웅제약 균주는 메디톡스 균주로부터 유래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반면 대웅제약 측 데이비드 셔먼 미시건대 박사는 전체 유전자 서열(WGS) 직접 비교 분석을 통해 '양사의 균주가 근원이 다르다'고 봤다.

균주 포자 형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국내 민사 소송에서 실시된 대웅제약 균주 포자 형성 실험에서 대웅제약은 "자사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했다"며 "이는 자사 균주는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홀A하이퍼 균주라는 메디톡스의 주장대로 대웅제약 균주가 메디톡스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프랑스 제약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개발한 균주 전문가 앤디 피켓 박사가 민사 소송에서 대웅제약 균주에 진행한 것과 동일한 조건 및 방법으로 포자형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웅제약 측 브렌다 윌슨 박사는 '메디톡스 측 시험 내용에 여러 오류가 있어 타당성에 의문이 들고, 설사 오류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두 균주가 열처리, 혐기, 호기, 배양기간 등 총 18가지 조합의 시험 조건 중 8개 조합에서만 일치하는 결과가 나와 두 균주의 포자형성 특성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재 양사는 서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ITC가 누구의 손을 들든 간에 패소한 쪽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ITC 재판부는 오는 6월 5일 예비 판정을 내린 후 10월 6일 판정을 최종 확정지을 예정이다. 예비 판정에 대해 대통령이 정책상의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미국 역사상 손꼽힐 정도로 드물어 6월 판정이 사실상 최종 판정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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