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DC “무증상 전파 증거 없어”…콜롬비아대 감염·면역센터 “전염력 홍역보다는 낮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문가들이 근거 없다고 일축한 ‘잠복기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관련 기사: “우한 폐렴 잠복기 감염 근거 없다”…불필요한 공포심에 현장 혼란).

하지만 해외 전문가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잠복기에 감염이 발생했다는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콜롬비아대학 공공보건대학원(Columbia University’s Mailman School of Public Health) 감염·면역센터(Center for Infection and Immunity) 이안 립킨(Ian Lipkin) 소장은 29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잠복기 감염 가능성에 대해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립킨 소장은 “중국 뉴스 매체는 잠재적 무증상 사례들을 보도했고 중국 보건 당국 관계자도 증상이 없거나 아직 발병하지 않은 (잠복기)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력을 언급했다”며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전염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립킨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력에 대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1명이 2.6명을 감염시킨다고 추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비율이 1.4~2.6명이라고 했다”며 “이 비율은 일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는 높지만 홍역보다는 훨씬 낮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CDC 로버트 레드필드(Robert Redfield) 국장은 “환자가 무증상일 때 전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알러지·감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소장은 무증상 감염이 전염병 확산의 큰 요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감염은 증상이 있는 환자한테서 발생한다. 무증상 보균자는 감염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사스와 메르스처럼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생한 감염병도 증상이 나타나기 전 전염성을 가졌다는 증가가 없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걸 시사한다고 했다.

WHO는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있지만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고 했다.

WHO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대변인은 28일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어 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알아낸 것은 잠복기가 1~14일이라는 점”이라며 “감염자가 어느 정도의 증상을 보여야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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