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중국 외 지역에서 사람 간 전염 증거 없어”…우한 폐렴 사망자 18명으로 늘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에 대해 아직 국제적인 비상사태로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WHO는 2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위원회(Emergency Committee)를 열고 전날에 이어 이틀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직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디디에 후상 WHO 긴급자문위원회 의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국제적으로 우려하는 공중보건 긴급사태로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위원회는 WHO가 하는 (우한 폐렴) 발병의 원인 및 사람 간 전염 정도 조사, 우한을 제외한 중국 내 다른 지역에 대한 감시, 방역 대책 강화 등의 노력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두고 위원들 간 의견은 반반으로 나뉘어 팽팽했지만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도 “중국 내에서는 비상사태이지만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는 아직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 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가족이나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계 종사자 내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외 지역에서는 현재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가벼운 증상을 유발하지만 심각한 질병을 야기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면서도 “사망자 대부분이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였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WHO는 현재 여행이나 무역과 관련해 어떠한 국경선 제한도 권고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포괄적인 대책의 하나로 공항에서 출구 감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사 시 긴급위원회를 재소집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도 했다.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은 다른 국가로 추가 확산이 가능하거나 국제 사회 공동 대응이 필요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말한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A(H1N1), 2014년 폴리오와 에볼라바이러스병, 2015~2016년 지카바이러스감염증, 2018년 에볼라바이러스병 등 현재까지 5차례 선포됐다.

한편, 이날 우한 폐렴 사망자가 발병지인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중국 허베이성 보건당국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80세 남성이었으며 사망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우한 폐렴 사망자는 18명으로 늘었다.

확진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24일 오전 9시 기준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 확진자는 657명이며 의심 환자는 42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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