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죽음을 맞는 사망원인 1위는 암(Cancer)이다. ‘암 사망원인 1위’는 정부가 1983년 사망원인 통계를 작성하고부터 36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2018년 한 해 동안 7만9,153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154.3명이 암으로 죽은 것이다.

암으로 죽은 사망률은 사고사·자살 등 질병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률 54.7명보다 2.8배 많았고, 교통사고(0.9명)로 죽은 사람보다는 무려 171.4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세포가 왜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하는지는 의학적으로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가족력’으로 부르는 유전 인자와 방사선 노출·대기오염·과음·흡연·스트레스·식습관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의심받고 있다.

이 가운데 가족력이 암을 유발하는 첫 손가락에 꼽히며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가족 중에 누구 한명이 암으로 진단받으면 ‘나도 혹시 암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전문의들은 유전으로 내려와서 나에게 암이 걸릴 확률은 전체 암의 8% 정도라고 말한다. 나머지는 그 사람의 생활습관과 환경에 따라 암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암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여성들에게 흔한 유방·난소암과 대장암은 유전성 암을 가질 확률이 10% 가량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엄마와 이모가 유방암이나 난소암 진단을 받았으면, 자녀도 같은 암을 조심해야 한다. 엄마를 통해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받았을 확률은 50%로, 암이 발병할 확률도 마찬가지로 50%이기 때문이다.

암이 불안하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 가능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정확한 표현은 유전성 암 검사다. 예를 들어 엄마와 이모 2명이 유방암에 걸렸으면, 엄마와 이모를 검사해 동일한 유전자로 유방암이 발병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방식이다.

50세 미만의 ‘젊은 암환자’이고, 동일 가족에서 암 환자가 2명 이상이면 유전성 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전자 검사 기법이 발전하면서 가족들 전체를 대상으로 유전자 연관분석(Linkage analysis)을 통해 특정 암 유전자 이상을 추정하기도 한다.

정부는 2017년 3월부터 암 환자의 유전자 검사 비용 절반을 지원해주고 있다. 불안하면 150만원 정도의 자기부담으로 유전성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50~80개 정도를 검사할 수 있다.

세계 가이드라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족 내에 암 환자가 2명 이상이고, 젊은 나이에 발병하면 유전성 암을 의심하는 유전성 암 검사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이수현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768회 - 가족이 암이면 나도 암?> 편에 출연, “유전성 암 검사는 ‘판도라의 상자’로 불릴 만큼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부작용도 있다”며 “하지만,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암이 생겨서 나중에 알게 되는 것보다는 검사해 미리 대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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