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200여년 전 중국 대륙을 천하통일하고 중국 최초의 황제에 오른 진시황(기원전 259~기원전 210년)은 늙지 않고, 죽고 싶지 않았다.

불사(不死)로 영생(永生)하고 싶었던 진시황은 신하 서복과 일행 500여명을 동쪽 땅으로 보내 불로초를 찾아오라고 명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이 우리나라 제주도 서귀포였다.

불로초는 어디에도 없었다. 진시황의 주치의들은 소량 먹으면 일시적으로 피부가 팽팽해져 마치 불로장생을 주는 것 같이 여겨졌던 ‘수은’을 대신 처방해줬다. 수은으로 연못을 만들 만큼 수은을 영생물질로 굳게 믿었던 진시황은 전국 순행을 하다 길에서 죽었다. 그의 나이 쉰 살이었다.

프랑스 할머니 ‘장 루이스 칼망’은 출생 증명서로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 가운데 지금껏 세계에서 최장수한 사람으로 기네북스에 공식 기록돼 있다.

인도네시아 남성이 146세로 2017년에 사망했다거나, 2013년에는 볼리비아 정부가 123세 할아버지를 세계 최고령으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기네스북은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다.

칼망 할머니는 1875년에 태어나 1997년 122세로 사망한 것으로 공식 기록됐다. 칼망은 90세 넘은 나이까지 담배를 즐겼고, 단맛이 나는 포르투갈산 적포도주와 초콜릿을 좋아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작년에 공개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19’를 보면, 2017년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2.7년이었다. 여자는 85.7세로 남자(79.7세)보다 6년 더 살 것으로 기대됐다.

2005년 78.2년보다 4.5세 늘었다. 기대수명은 0세 출생아가 앞으로 살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생존연수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기대수명은 가장 긴 일본(84.2년)과는 1.5년 차이를 보였고, 스위스(83.6세), 스페인(83.4세), 이탈리아(83세) 등에 이어 5위로 기대수명이 길었다. 프랑스(82.6세), 독일(81.1세), 미국(78.6세) 등보다는 높았다.

매년 설날 차례상을 물리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면서 “할머니, 할아버지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덕담으로 기원한다. 중국의 절대권력자였던 진시황이든 유유자적 담배를 즐겼던 평범한 프랑스 할머니 칼망이든 무병장수는 인류의 원초적 욕망이다.

의학발달과 유전자 치료 기술 발전은 노화예방과 인간 수명 연장의 꿈을 실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장수로 오래 사는 기대수명 보다는 젊게 오래 사는 건강 수명이 더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동준 교수는 건강정보 팟캐스트 <나는의사다 676회 - [비정상] 사람이 과연 150살까지 살 수 있을까?> 편에 출연, “장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타고난 장수 유전자가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조절도 무병장수에 한 몫을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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