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 거부 GM 사업부 지방 거주 직원 등 본사로 매일 출퇴근…116일째 노사 갈등 이어져

한국머크의 제너럴메디신(GM) 사업부 정리는 작년 말 완료됐지만, 해당 부서 임직원들의 기약 없는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머크는 지난 11월 글로벌 본사 결정에 따라 심혈관질환 치료제 '콩코르'와 당뇨병 치료제 '글루코파지' 판매를 담당하던 GM 사업부를 정리했다. 성장동력이 될 스페셜티 케어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역량 제고와 적절한 자원 분배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한국머크는 GM 사업부에만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을 실시하며 사실상 임직원 전원에 대해 퇴직을 권유했다. 여기에 더해 자기계발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2년간 학위과정을 지원하거나, 외부 잡포스팅 정보를 공유하고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등 재취업 과정을 돕는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머크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회사에 남고자 하는 GM 사업부 임직원의 고용을 최대한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20일 한국머크 노조에 따르면, 총 35명의 GM 사업부 임직원 중 현재 회사에 남아있는 임직원은 11명이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조영석 한국머크지부장은 "현재 11명의 임직원이 매일 서울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 중 2명은 전라도에서, 3명은 경상도에서 출퇴근 중"이라며 "회사는 임시로 지원부서를 만들어 여러 부서의 잡일을 바꿔가며 뺑뺑이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노조는 현재 이 임직원들이 대기발령 상태인지 아니면 보직 전환인지 회사에 답변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 측은 '해고 조치 없이 최대한 임직원들을 존중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세일즈 인원에 대한 니즈(needs)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현재 GM 사업부 외 다른 부서에도 ERP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부서에서 ERP를 원하는 임직원이 있고, 그에 따른 빈자리를 GM 사업부에서 이동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 측이 전문성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조영석 지부장은 "오늘로서 투쟁 116일째다. 매일 서울 본사로 출근해 아침 투쟁 후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며 "현재 타 부서에 ERP를 원하는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 회사를 나가기 원하는 사람과 이 회사에 남길 원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열의를 가지고 일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한국머크는 "해당 직원들과 성실하고 투명하게 소통해왔다"며 "현재 GM 사업부의 사업 종료로 인하여 GM 사업부의 세일즈 포지션(sales position)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한국머크바이오파마는 내부적으로 대안적인 직책을 찾고 해당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또 다른 업무 기회들을 만들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회사는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