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된 딸이 피부과 선생님 처방을 받아 피임약을 1년 정도 먹고 있고 여드름은 많이 없어졌습니다. 안 먹으면 또 올라오는 것 같아 계속 먹고 있는데 성장기 아이라 혹시 호르몬제 복용으로 키 크는 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나는 의사다> 제작진 앞으로 보내온 청취자 문의다. 청취자의 질문을 요약하면, 피임약이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와 피임약을 먹으면 아이의 키 성장에 문제를 일으키는지 두 가지를 묻고 있다.

우선 산부인과 전문의는 피임약 복용이 여드름 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재훈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765회-피임약 때문에 키 안 크면 어쩌죠?>편에 출연, “피임약이 안드로젠을 생성하는 난소기능을 억제해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여드름은 호르몬 영향이나 피지 과다 분비 등으로 난다. 여성 여드름의 경우 호르몬 영향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아 생리 전후 여드름이 심해지거나 특정 부위에 여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여드름이 월경 주기에 따라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경우 혹은 난소에서 비정상적으로 남성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다낭난소증후군 환자에서는 여드름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 때 소량의 피임약을 먹으면 안드로겐의 과대 호르몬작용을 막아줌으로써 여드름을 감소시킬 수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미 2007년부터 피임약을 여드름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다음은 피임약 복용과 키 성장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피임약 복용과 키 성장은 무관하다고 한다. 14세 초경이 시작된 이후 피임약 복용은 키 성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여자 어린이들은 초경을 기점으로 키 성장 속도가 줄어든다고 보고 있다. 여자 어린이들은 여성호르몬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유방이 나오고 골반이 커지는 등 몸에 2차 성징이 나타난다. 마지막 단계에서 초경을 한다. 초경을 시작했으면 성장 속도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시기에 도달했어도 키는 더 클 수 있다. 운동으로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체중을 줄여야 하고, 체중을 줄이기 위해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다.

미소를만드는치과의원 박창진 원장은 “교정을 하면서 보면 14세 정도 된 여자는 평균적인 상태로 봤을 때 사춘기 급성장기의 최정점을 이미 지났다고 본다”며 “초경 이후 피임약 복용과 키 성장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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