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 "국내에 Lp(a) 수치 상승된 환자 많아, 효과 기대"

노바티스가 최초의 지단백(a)[Lipoprotein(a), Lp(a)] 강하 치료 후보물질 'TQJ230'의 3상 임상을 개시한다고 밝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 'Clinicaltrial.gov'에 따르면, 오는 15일 노바티스는 최초의 Lp(a) 강하제 'TQJ230'의 3상 임상연구를 개시한다.

노바티스는 올해 초 아이오니스의 계열사 악시아 테라퓨릭스(Akcea Therapeutics)로부터 APO(a)-LRx로 알려진 후보물질 'TQJ230'를 인수했다.

Lp(a)의 상승은 심혈관질환 및 대동맥판막협착증(aortic stenosis)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까지 Lp(a) 강하 효과를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TQJ230'는 최근 악시아가 발표한 2상 임상연구 결과를 통해 뛰어난 Lp(a) 강하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지난 1일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NEJM)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TQJ230'는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고 Lp(a) 기저치가 60 mg/dL 이상인 환자에서 Lp(a)를 기저치 대비 최대 80%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8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TQJ230' 20mg, 40mg, 60mg 월 1회 투여군과 월 2회 20mg 투여군(총 40mg), 주 1회 20mg 투여군(총 80mg), 위약군 등 6군으로 나눠 Lp(a) 강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월 1회 20mg, 40mg, 60mg 투여군에서는 Lp(a)가 기저치 대비 각각 35%, 56%, 72% 감소됐으며, 월 2회 20mg 투여군은 58%, 주 1회 20mg 투여군은 80%까지 감소해 용량 의존적인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Lp(a)가 기저치 대비 6%만 감소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안전성 면에서도 용량과 상관없이 모든 'TQJ230' 투여군에서 혈소판 수치, 간 혹은 신장 수치와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 등이 위약군과 유사하게 보고됐으며,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주사부위반응이었다.

노바티스는 이번 연구에서 최대 효과를 나타낸 월 80mg를 3상 임상연구의 투여 용량으로 설정하고, 총 7,680명의 심혈관질환자를 대상으로 'TQJ230'의 심혈관 사건 감소 효과를 평가한다. 해당 연구는 2024년 4월 종료될 예정이다.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는 "Lp(a)는 ApoB에 연결되어 있어 죽종형성(atherogenic)의 특성이 있으며, 구조는 혈장과 비슷해 혈장을 저해하기 때문에 혈액응고(thrombogenic)의 특성도 지닌다. 그간의 연구 결과 Lp(a) 감소폭이 클수록 심혈관 사건 발생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우리나라 환자 중에서는 Lp(a) 수치가 상승돼 있는 환자가 많아 해당 치료제 개발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바티스는 지난해 말 메디슨스 컴퍼니(The Medicines Company)를 인수하며 차세대 지질강하제로 주목 받고 있는 siRNA(small interfering RNA) '인클리시란'을 영입했다.

'인클리시란'은 PCSK9 억제 기전을 통해 지질강하 효과를 내는 최초의 siRNA로,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등 이미 개발돼 시판되고 있는 PCSK9 단일클론항체 못지 않은 강력한 LDL-C 강하 효과와 개선된 투약 편의성으로 업계에서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는 치료제다.

이렇듯 노바티스가 자사가 보유한 후보물질을 바탕으로 심혈관 치료 시장에서 '최초' 타이틀을 연달아 거머쥘 것으로 예상돼, 심혈관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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