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 사태 이후 두 달간 위장약 처방 분석…스티렌 등 애엽 제제 처방 크게 늘어

라니티딘 사태로 다른 티딘 계열 및 PPI 제제 등 공격인자증강제와 더불어 여러 종류의 방어인자증강제 역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티렌'을 필두로 한 애엽 추출물 성분의 천연물 항궤양제는 두 달 사이 전반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가장 많이 수혜를 입은 제제로 꼽혔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 분석 결과, 라니티딘 사태가 벌어진 지난해 9월 이후 주요 애엽 성분 항궤양제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동아에스티의 스티렌이 오리지널인 애엽 제제는 위염 치료에 쓰이는 천연물 의약품이다. 방어인자를 증강시키는 기전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공격인자억제제인 라니티딘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기전이다.

또 NSAID(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 시 위염 예방에 대한 급여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일부 위염 치료 영역 등에서 쓰이던 라니티딘이 애엽 제제들로 대체 처방된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에스티의 '스티렌 투엑스(스티렌 고용량 제품)'는 지난해 10~11월 각각 12억9,300억원, 13억9,100억원 처방되며 상승세를 보였다. 9월 대비 월 처방액이 약 30% 늘어났다. 11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무려 63% 커졌다. 매년 처방액이 하락했던 스티렌도 10~11월 처방액 증가로 모처럼 반등을 보였다. 두 제품을 합친 '스티렌 시리즈'의 2019년 1~11월 누적 처방액은 193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처방액 195억원에 근접했다. 12월 처방액을 고려하면 2019년 연간 처방액은 전년도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에스티 '스티렌 시리즈'의 2018년 1월~2019년 11월 월 처방액 추이

스티렌 뿐만 아니라 대원제약의 '오티렌 F', 제일약품의 '넥실렌 시리즈'도 10~11월 처방액이 늘었다. 우리들제약의 '아르시딘'은 월 처방액 5,000만원에서 두 달 만에 2억5,000만원으로 390% 성장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79% 늘어난 수치다. 대웅바이오의 '베아렌'도 월 처방액 2억원대로 규모가 4배 가까이 늘었다.

애엽 제제 처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월 처방액 1억원에 달하는 품목들이 지난해 9월 8개에서 11월 28개로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애엽 제제 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방어인자증강제도 일정 부분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레바미피드는 위궤양 치료 및 급성/만성 위염의 급성악화기에서 위점막 병변의 개선에 쓰이는 방어인자증강제로 라니티딘 적응증과 겹친다. 레바미피드 성분 시장은 오리지널인 오츠카제약의 '무코스타'가 리딩 품목이다. 무코스타는 지난해 11월 원외처방액 15억2,900만원으로 9월보다 11%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11.6% 증가한 수치다.

경동제약의 '레바미드', 씨엠지제약의 '레미피드', 대한뉴팜의 '무코란' 역시 라니티딘 사태 이후 처방액이 증가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폴라프레징크 성분의 SK케미칼 '프로맥'은 지난해 10~11월 월 처방액이 처음으로 10억원을 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위장관운동 촉진제인 모사프리드 성분 제제에서도 일부 품목이 수혜를 입었다. 모사프리드 제제는 위장관 운동을 촉진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인한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을 개선하는데 쓰인다.

라니티딘 사태로 '알비스' 판매를 중단한 대웅제약은 대체 약물로 PPI 제제인 '넥시움'과 모사프리드 제제 '가스모틴'을 내세우기도 했다.

리딩 품목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가스티인 씨알'의 지난해 11월 월 처방액은 18억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다. 같은 달 대웅제약의 '가스모틴 에스알'도 전년보다 44.7% 증가한 6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동국제약의 '모사프론'을 제외한 다른 품목들은 소폭 상승하거나 유지됐으며, 일부 품목은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개량신약인 가스티인 씨알과 가스모틴 에스알이 주로 라니티딘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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