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30%는 한 잔만 마셔도 ‘독’이 되는 게 있다. 술이다.”

술 한 잔의 의학

한국, 중국, 일본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비슷한 문화를 지녔다. 이와 함께 세 나라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3개 국 사람들은 서양인보다 알콜 분해효소가 약하다는 점이다.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강보승 교수는 한중일 사람들의 경우 술 한 잔도 독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저서 ‘학교도 병원도 알려주지 않는 술 한잔의 의학’을 펴냈다.

체내 흡수된 알코올은 총 두 단계를 거쳐 분해된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면 먼저 알데히드라는 독극물로 바뀐다. 그 다음 단계로 우리 몸은 이 독극물을 몸에 해롭지 않은 물질인 아세트산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한국인의 30%는 알데히드를 아세트산으로 바꾸는 ‘효소’의 처리기능이 절반 이하다. 일부는 그 능력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까지 확대하면 유전적으로 해당 효소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전체의 35~40% 가량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 사실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유전적으로 술이 약한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빠르게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혈중에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노출된다. 이로 인해 술을 마시면 곧바로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두통, 피로감, 가려움, 두드러기, 졸림, 메슥거림,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강 교수는 "한두 잔에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A급 발암물질 농도가 몸속에서 치솟는 것이고, 비록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음주 다음날 남는 숙취는 A급 발암물질에 의한 가역적인 급성 노화현상"이라며 술 한 잔의 위험성을 전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