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현관문을 열고나서며 마주치는 대기는 뿌옇고 탁했다. 이번 주 들어 이틀 연속이다. 지난 7일 추위가 물러나고 초미세먼지(PM-2.5)가 바람을 타고 중국에서 계속 유입되고 있어서다.

환경부는 서울과 경기, 인천, 충북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효했다.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연속 '나쁨'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부터 미세먼지 공포가 구름처럼 몰려오고 있다. 요즈음 날씨를 두고 ‘삼한사미’라고 한다. 3일 춥고 나면 4일은 미세먼지를 각오해야 한다는 뜻이다.

초미세먼지 입자에는 매연과 금속성 물질, 질산염, 황산염, 타이어 고무 등이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하고, 세계 각국에 초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봄 국민들의 미세먼지 원성에 호되게 당했던 한국 정부는 ‘미세먼지 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도지사가 휴원과 휴업, 재택근무를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를 덜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의료계에서는 ‘문재인 케어’가 아니라 오히려 실효성 있는 ‘문재인 에어’ 대책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WHO는 지름 10㎛ 이하 먼지는 미세먼지, 지름 2.5㎛ 이하는 초미세먼지로 규정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런 이물질들은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내과 김광준 교수는 건강정보 팟캐스트 <나는의사다 671회-미세먼지가 심장질환에도 영향을?> 편에 출연, “호흡기를 통해 혈관에 유입된 초미세먼지는 혈관 내벽에 상처를 입히고, 고혈압과 심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을 시기에 심장질환 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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