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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증거인멸' 전원 유죄…"분식회계 의혹과는 무관"법원, 증거인멸교사 혐의 임직원 8명에 판결…"형사수사 예측 가능해" 판단
  • 정새임 기자
  • 승인 2019.12.10 06:00
  • 최종 수정 2019.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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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임직원들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전원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본안 사건인 분식회계 의혹의 유무죄 판단에는 선을 그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는 9일 오후 증거인멸 및 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삼성 임직원 8명에 대한 1심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재경팀 이모 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김모, 박모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TF 소속 백모 상무와 서모 상무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해 3년을 선고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이모 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안모씨는 징역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를 받은 피고인 5명에게는 80시간씩의 사회봉사도 내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 8명에 대한 증거인멸 및 교사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우선 피고인들의 증거인멸 등 행위가 일어날 당시 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된 형사수사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 전부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고, 이로 인해 2017년부터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았으며, 2018년 5월 1일 금감원의 분식회계 관련 조치 사전통지서를 통해 검찰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다만 공소장 중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관련된 부분은 증거인멸죄 구성요건인 타인의 형사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직권으로 삭제했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과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들의 증거인멸 등 행위가 있었을 당시 장차 로직스 자회사 가치 부풀리기, 부정회계처리 등에 대한 형사 수사를 예측할 개연성이 있었다"며 "수사 개시 전이라도 장차 개연성이 있는 사건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증거인멸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타인의 형사사건 유무죄는 증거인멸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봤다. 따라서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증거인멸죄 유무죄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등 행위는 국가의 사법기능을 방해한 것으로 본안 사건인 로직스 분식회계의 유무죄와 무관하게 증거인멸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사후적으로 본안 사건이 무죄로 밝혀지거나 인멸한 증거들이 본안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법 방해 우려조차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증거인멸죄에 해당하는 증거가 공소장에 특정되지 않았다는 피고인들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로직스와 에피스는 상당한 자료를 영구적으로 인멸했는데, 그 파일이 많아 일일히 특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또 공소장에 적시된 합작계약, 콜옵션 등 삭제를 지시받은 키워드를 통해 어느정도 특정이 가능한 점, 이로 인해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통해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무죄라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그룹 차원에서 엄청난 자료 일체를 조직적으로 인멸·은닉하는 등 그 범행 수법과 경위를 비춰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을 사용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고 꼬집었다.

또 "국민들은 삼성이 더욱 발전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길 기대하지만, 이 성장이 탈법에 기반한 것이라면 박수받지 못할 것"이라며 "증거인멸 지시에 증거를 그대로 두고 공방을 벌이는 것이 일반적인 글로벌 기준이라는 직원의 말에 좀 더 기울였다면 이러한 범행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이번 선고가 본안 사건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판단과는 무관함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선고 전 언급할 부분이 있다"며 "로직스 분식회계나 에피스의 부적절한 회계처리, 부당 합병 등 의혹의 결론과는 관계없이 이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 가능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양형은 오로지 타인의 형사사건 개시가 예정된 상황에서 증거 인멸 및 교사에 대한 것임을 밝힌다"며 "분식회계 등 의혹의 쟁점에 대해 재판부는 최종적인 결론을 내지 않았다는 것을 유념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새임 기자  same@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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